한국전쟁 등 국내 혼란기 유출 추정
대한불교조계종은 최근 영국에서 환수한 송광사 `치성광여래도' 환수고불식을 거행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에서 열린 환수 고불식에서 “오늘 소중한 송광사 칠성도가 환지본처 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신 많은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영국 경매시장에 출품된 출품된 한국문화재를 살펴보던 중 `치성광여래도' 1점을 발견하고 이 사실을 조계종에 알렸다. 조계종은 이 불화의 화풍과 훼손돼 일부 남아있는 화기(畵記)를 분석, 송광사 산내암자인 청진암에 봉안됐었던 불화임을 확인했다. 이후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와 송광사,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소장자와의 협의를 통해 지난 6월 28일 `치성광여래도'의 환수를 합의했고, 지난 21일 한국땅을 밟았다.
1898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치성광여래도는 가로 102㎝, 세로 141㎝의 크기로 수화승 향호묘영(香湖妙英)과 차화승 용선천희(龍船天禧) 그린 불화다.
국외 유출 시기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국전쟁 등 국내의 혼란기에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화는 원래의 자리인 송광사에 봉안될 예정이다.
`치성광여래도'는 북극성, 북두칠성, 남극성 등 하늘의 별자리를 여래와 성군으로 표현한 불화다. 한국에는 고려 후기부터 조선 후기까지 조성된 치성광여래도가 전해지는데, 송광사 치성광여래도는 19세기 후반에 전라도를 중심으로 경남, 충남 일부 지역에서 유행한 형식을 띤다.
불화의 화기에 따르면 이 `치성광여래도'는 수화승 향호묘영이 차화승 용선천희와 같이 조성한 것으로, 향호묘영의 화풍적 특징이 강하게 반영돼 있다.
천공(天空·끝없이 열린 하늘)에 해와 달을 상징하는 붉은 원과 흰 원을 별도로 그렸다는 점이 특징적이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치성광여래의 대좌(불상을 올려놓는 대) 아래에 표현된 남극성을 상징하는 `자미대제와 28수'다.
이같은 형식의 불화로는 수화승 천여와 차화승 묘영이 그린 `용화사 치성광여래도'(1875), 수화승 묘영이 그린 `쌍계사 국사암 치성광여래도'(1879) 등이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