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韓 달래기'에도 "동결대금 해제 구체적인 행동 내놔라"
이란, '韓 달래기'에도 "동결대금 해제 구체적인 행동 내놔라"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7.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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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등 인도적 교역 활성화 제안에 '냉담'
이란 정부가 우리 정부에 미국의 대(對)이란 제제로 동결된 이란산 원유 수출대금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대미 제재를 회피하고자 인도적 교역 활성화라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냉담한 반응이 돌아왔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우리나라 은행에 동결된 이란산 원유 수출대금과 관련해 "이란 정부는 한국의 구체적인 두드러진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Tehran is waiting for tangible and outstanding actions)"고 거듭 강조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이날 이란 관영 IRNA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란과 한국 정부간 의약품 구매를 위한 화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질의를 받고 "이란에서 50만달러 또는 200만달러 물품을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무사비 대변인은 이번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이란산 원유 수출대금 동결 조치는 법적 근거가 없고, 이란과 한국간 우호 관계 또는 협력 관계에 위배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지난 19일 반관영 타스님통신과 인터뷰에서도 "한국이 이란의 외교적 노력에도 부채(원유 수출대금)를 돌려주지 않으면 이란이 한국을 상대로 국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우리 외교부는 지난 21일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무사비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이후 대이란 인도적 교역 활성화를 타진하는 등 이란 달래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29일 이란과 화상회의에 나서 한국 의약품, 의료기기 수출 촉진·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란 측에서는 모하메드 레자 샤네사즈 식약처장을 수석대표로 보건부, 외교부, 이란중앙은행 등이 참석했다.



미국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이란은 대통령과 중앙은행 총재, 정부 대변인 등 주요 당국자까지 나서 우리나라에 원유 수출대금 동결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란 언론에 따르면 한국에 묶여 있는 이란산 원유 수출 대금 65억~90억 달러(약 11조원) 수준이다. 외국에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 중 가장 큰 규모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0년 미국이 '포괄적 이란 제재법'을 통과시키고 이란과 달러 거래를 금지하자 달러가 아닌 원화결제가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란 중앙은행과 우리은행 및 IBK기업은행이 원화결제 계좌를 통해 각국 업체간의 거래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가 만료되면서 거래 계좌도 함께 동결돼 원화 거래가 어렵게 됐다. 정부는 미국, 이란과 협의를 거쳐 지난 4월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인도적 품목에 한정해 대이란 교역 절차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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