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배움학교
프랑스의 배움학교
  •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20.07.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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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세계 여러 나라들이 새 학기 맞이로 분주하다. 방학인데 무슨 새 학기 맞인가 하겠지만, 방학은 새 학기를 준비하는 최적기다.

영국 잉글랜드(England)에서는 9월부터 모든 학생이 정상 등교와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교실 내 제한 조치들을 해제할 계획이라고 가디언 지가 보도했다. 30명 학급의 학생 수를 절반으로 나누어 두 그룹으로 운영하는 제한 조치를 해제하여 기존 학급 단위로 운영하게 함으로써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하면서 추후 안전조치를 마련할 것을 예고했다. 독일의 브레멘 시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수업을 가능하게 하려면 정보화된 학교가 필요하며, 원격 교수-학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보화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수업에 필요한 아이패드 3만 대의 직접 제공과 6만 대의 학교를 통한 대여를 결정하였다.

이런 새학기 준비 속에서 눈에 띄는 나라는 프랑스다. 지난 6월 말 프랑스 교육부는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한 교육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여름방학 동안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배움학교(Ecole ouverte)를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팬데믹 이전에도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업, 스포츠, 문화 활동 등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제공해왔었다.

여름방학 배움학교의 프로그램은 이렇다. 오전에는 읽기, 쓰기, 셈하기, 타인 존중이라는 기초 공통 지식을 배우는 프로그램이, 오후에는 문화, 스포츠, 자연탐방 활동으로 구성하고 특히 종 다양성, 기후 등과 관련된 주제를 다룬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모둠 활동 시간을 충분히 제공한다. 또한 팬데믹으로 인해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동안 학업을 따라가지 못한 것에 대해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근심을 덜어줄 수 있도록 하는데도 중점을 둔다.

구체적인 프로그램 중에 몇 가지를 예로 들자면,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참여하여 농촌에서 생활해보는 `숲 속의 열린 학교'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참여한 학생들에게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농촌 지역에서 관련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캠핑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을 탐구하고 지역의 문화재를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율성과 책임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직업계 고등학생을 위한 열린학교인 `여름직업학교'다. 프랑스는 물론이고 직업계 고등학생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실습수업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교육부는 실습수업의 어려움을 만회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부 인증 배움학교가 7, 8월 두 달 동안 운영되는데, 희망하는 모든 학생은 근처의 배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고, 정부가 비용의 80%를 지원하고 학생 1인당 최대 400유로까지 지원한다. 특히, 3~17세 한부모 가정 자녀, 농촌 지역 청소년, 사회 경제적 소외계층, 특수학생, 보건, 의료 등에 종사하는 학부모의 자녀,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해 원격 수업을 할 수 없었던 학생을 우선으로 지원하여 학습 결손과 공백을 막는데 기여하고 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우리 교육도 유례 없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학기를 보냈다. 학교들은 속속 방학에 들어가고 있다. 방학 중이더라도 학교에서는 계속 이어질 코로나-19 대비 교육 준비로 바쁠 것이다. 이런 때 마을과 지역사회가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지원을 해 주면 어떨까? 한 아이를 기르는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이 실현되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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