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방법
말하는 방법
  • 류충옥 수필가·청주성화초 행정실장
  • 승인 2020.07.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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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충옥 수필가·청주성화초 행정실장
류충옥 수필가·청주성화초 행정실장
류충옥 수필가·청주성화초 행정실장

 

대부분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 첫 돌을 전후로 말을 시작한다. `엄마', `맘마'등 기본 단어부터 시작하여 점차 내게 필요한 것을 표현하고, 생각을 전달하며, 말로서 설득도 하는 등 나를 표현하는 방법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말'이다.

이렇듯 우리가 살면서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말이기에 별생각 없이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말은 혼잣말을 제외하고는 상대방과 주고받는 것이기에, 내가 말하고 싶은 대로 여과 없이 말을 했다가는 그 말이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 연수에서 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 몇 가지를 적고 서로 나눔을 해 보았다. 내 딴에는 긍정적인 언어를 많이 사용하고 부정적인 언어는 별로 사용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는데, 막상 나의 말을 되짚어 보니, 맞는 말이긴 하여도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들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언젠가 큰아들이 너무 좋은 책이 있다며 `말그릇'이란 책을 추천해 주었다. 아들의 생활 습관을 고쳐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잔소리를 많이 했었는데 고쳐지지는 않으니 말소리에 짜증이 배었었나 보다. 아들은 무언가 지적을 할 때 요점만 말하라고 하며, 길게 설명하면 잔소리라고 듣기 싫어한다. 좋은 소리도 들으려 할 때만 좋은 소리이지 좀 길어지면 잔소리가 되어 반사되나 보다. 우리는 타인의 말을 들을 때 상대방이 길게 말하면 집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아들이야 엄마니까 잔소리 좀 하지 말라고 말대꾸라도 하지만, 직장에서 직원들은 그저 속으로 삭이며 참고 들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은 헤아리지 않고, 내 생각을 직설로 표현한 것이 상대방 처지에서는 질책이나 잔소리로 들렸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정답을 이야기해 주는 것보다는 상대방이 생각할 수 있게 질문을 하고 답을 찾게끔 도와주는 대화법이 지시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움직이게 하는데 효과적인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말을 할 때도 힘을 빼야 한다. 정치권에서 의원들이 큰소리로 고함을 지르고 윽박지르는 모습을 TV를 통해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수십 년째 별반 달라지지 않고 서로 단점을 찾으려 눈에 불을 켜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은 큰소리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작은 사랑의 말이리라.

나이를 떠나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말을 관찰하고,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 불편한 점이 있다면, 분명 상대방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말 속에도 뼈가 있다고 겉으로는 감추어도 속마음은 드러나는 법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고, 평생 원수가 될 수도 있다. 나의 말이 어떤 나비효과가 되어 퍼져 나갈지 고려하여,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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