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여건 중요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여건 중요
  • 박홍교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전략기획본부장
  • 승인 2020.07.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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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홍교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전략기획본부장
박홍교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전략기획본부장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중증·필수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의사 외에도, 기초과학 및 제약·바이오 등 응용분야 연구인력 즉 의사과학자 추가 확보를 위한 의대 정원 확대를 공식화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의사과학자(physician scientist)란 의사면허 소지자로서 기초과학 연구결과를 임상사용 단계까지 연계해주는 중개연구자를 말한다. 의료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첨단의료기술 연구개발, 임상단계에서 병원과의 유기적인 협력, 인허가 단계에서 임상현장 데이터 제공, 허가 이후 제품의 도입 및 의료현장적용까지 의료기술 사업화의 모든 단계에 임상 경험과 의료지식을 갖춘 의사과학자들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현재 기초의학과는 다르게 의과학 분야는 비의사 과학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젊은 의사과학자 유입은 현저히 줄어들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25년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약 37%, NIH 감독관의 69%, 상위 10개 제약사 임원의 70%가 의사과학자로, 이들이 기초-임상 융합연구의 핵심역할을 하며 바이오산업을 이끌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개연구·임상연구 수요 증가 추세에 비해, 이를 수행할 연구인력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 상위 0.1% 이상의 수재들이 대거 의대로 몰리고, 매년 전국 40여개의 의과대학에서 약 30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고 있지만, 의대 졸업생 중에서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졸업생은 전국에서 고작 30명 정도다. 기초의학의 부진은 결국 임상의학의 부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지난해 5월 정부가 바이오헬스산업을 핵심 성장분야로 지목하고, `혁신전략'을 충북 오송에서 발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북 오송바이오밸리는 국토·교통의 중심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제1, 2생명과학단지를 함께 가진 K-바이오의 중심이다. 곧 제3생명과학단지 조성도 진행 중에 있다. 최근 충북 오창에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성공하며 바이오특화 지역으로의 입지도 다져졌다. 여기에 우수한 인적자원까지 더해지면 세계 바이오 3대 클러스터 진입도 먼 미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가 위치한 충북지역의 전체 의대 정원은 불과 89명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12위를 차지한다.

이에 국민건강과 의료산업화의 중심이 될 의대 출신의 의과학자 양성 증진을 위한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 의대대학 정원의 증원 및 확대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의과대학 입학 초기부터 연구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병의 원인에 대한 확실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임상연계(bench-to-bed)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 미국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과 같이 지원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아직 정부에서 구체적인 확정 방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충청북도에서 지속적으로 국회·중앙부처 등에 건의해 온 의대정원 확대는 민주당 총선공약에 반영되었고, 아울러 구체적 방안으로 건의해 왔던 지역 간 불균형 시정을 위한 지역의사 의무근무 방안, 충북 오송에 특화된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의사과학자 등 연구의사 양성 담보방안,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촉발된 감염병 대비 전문 특수 의료분야 의사 확보방안 등이 이번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방안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진단과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한껏 대한민국의 위상을 떨치는 이때에 의사과학자 양성에 심혈을 기울임으로써, 우리나라 바이오헬스산업 분야의 혁신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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