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방의회 ‘유감’
충북 지방의회 ‘유감’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0.07.21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취재팀)
석재동 부장(취재팀)

 

지난 16일 전북도의회는 후반기 의회 개원과 함께 `전라선 고속화 사업과 KTX세종역 신설 반대' 결의안을 긴급부의안으로 상정해 채택했다.

세종역이 신설될 경우 호남고속철이 저속철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호남권 지역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는 게 이유다.

구체적으론 고속철도역 간 적정거리인 57㎞에 크게 미지치 못하고, 세종역에서 정차할 경우 호남고속철을 이용하는 전북도민은 운행시간이 10여분 지체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세종역 신설 예정지가 기존 KTX역인 충북 오송역과 충남 공주역에서 각각 22㎞ 정도 떨어진 중간지점인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 결의안을 대표발의한 전북도의원은 운행시간 10분 지체를 수치로 환산했을때 1만6000명, 하루평균 8000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느 지역이든 KTX역 신설을 원한다는 점에서 형평성도 맞지 않다고도 했다.

세종시에서 지난 9일 아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결과를 발표하면서 세종역 재추진의사를 밝힌데 따른 즉각적인 반발이었다.

그러나 세종역 신설 시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되는 오송역이 위치한 충북 지방의회의 반응은 전북과 달랐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제56회 임시회를 연 청주시의회에선 세종역 신설논란과 관련한 공식입장이 없었다. 회기 중에 벌어진 상황이지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오송역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위치해 있다.

충북도의회에선 당일 `충북선철도 고속화사업 지원 및 KTX오송역 활성화를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연철흠)' 명의의 짧은 반대입장 보도자료만 나왔을뿐 적극적인 행동은 없었다.

당시 충북도의회가 도민들에게 보여준 일은 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박문희 의장과 연철흠 의원파로 나뉘어 갈등을 빚는 볼썽사나운 모습뿐이었다. 박 의장과 연 의원은 후반기 의장자리를 놓고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는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을 두고 갈등을 빚었고, 행정문화위원장과 산업경제위원장 후보 2명에 대한 찬반투표끝에 부결시켰다. 본회의 시작전 여야 합의나 다수당 의원들의 결의로 후보를 결정하고, 본회의에서 합의추대하는 형식을 밟았던 관행을 저버린 행위다. 위원장 후보로 오른 동료 의원 2명에 대한 `명예형'을 자행한 결과가 됐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속에 민주당 당권에 도전장을 던진 김부겸 전 국회의원은 지난 16일 충북도청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역 신설은 (충북이) 양해해야 한다”고 지역정서와 상반되는 발언을 해 비난을 받았다. 그것도 충북 지방행정의 심장인 충북도청에서 말이다. 남의 집을 방문한 손님으로서의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발언이었다.

김 전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지역민심은 부글부글 끓었다.

그러나 충북지역 민주당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은 그 누구도 나서 이 발언을 문제삼지 않았다.

뜻이 같지 않은 동료의원에 대한 명예형도 서슴지 않은 충북도의원들이라면 응당 지역정서와 정반대되는 발언을 한 당권도전자에게도 할 말은 하는 결기를 보였어야 했다. “당신의 발언은 틀렸다”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