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베팅 부추기는 게임장 `똑딱이' 만연
과다 베팅 부추기는 게임장 `똑딱이' 만연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7.20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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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게임법 시행령 개정 … 전면 금지 불구
이달들어 청주지역서 3곳 적발 업주 형사 입건
3차 위반땐 허가 취소·영업 폐쇄 등 처벌 강화
성인 게임장에서 사용하는 속칭 똑닥이(원안). /청주 청원경찰서 제공
성인 게임장에서 사용하는 속칭 똑닥이(원안). /청주 청원경찰서 제공

 

`똑딱~ 똑딱~ 똑딱~'

성인 게임장에 가면 으레 볼 수 있는 모습이 있다. 바로 게임기 위에 손바닥 크기 장치가 놓여 있는 광경이다.

장치 아랫부분에선 원기둥 모양 막대가 튀어나왔다 들어간다. 막대는 일정 속도로 게임기 베팅 버튼을 쉼 없이 누른다.

자동진행장치(속칭 똑딱이). 사람이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베팅과 게임 진행을 가능하게 한다.

이른바 똑딱이라 불리는 자동진행장치는 현행법상 엄연한 불법이다. 지난 5월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게임 제공 업소에선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그런데도 자동진행장치를 갖추고 영업하는 업소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충북지역도 마찬가지다. 자동진행장치를 손님에게 제공하다가 적발되는 성인 게임장이 잇따르고 있다.

일례로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지역에서만 이달 들어 성인 게임장 3곳이 경찰 단속에 걸렸다. 이들 업소는 각각 수십 개에 이르는 자동진행장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적발 업소 업주에게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 형사 입건했다.

청원경찰서 내덕지구대 관계자는 “성인 게임장 특성상 업소 대부분이 자동진행장치를 제공하고 있다”며 “엄연한 불법 행위인 만큼 관내 단속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진행장치 제공 행위는 대게 불법 사행성 게임장에서 이뤄진다. 게임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해 과도한 금액 투입을 유도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앞서 청주 내덕동에서 적발된 일부 업소 역시 사행성 기능이 숨겨진 불법 개·변조 게임물로 영업을 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손님 입장에서도 자동진행장치는 없어선 안 될 존재다. 게임기 여러 대를 돌려야 돈을 딸 확률이 높아진다는 인식 탓에 수동보다는 자동진행장치 사용을 선호한다.

과거 불법 게임장 운영 경험이 있는 한 업주는 “똑딱이는 업주와 손님 양쪽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장치”라며 “성인 게임장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똑딱이 제공 행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진행장치 불법 제공 행태가 만연함에 따라 관계기관은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그중 하나가 처벌 강화다.

현행 처분기준은 1차 적발 시 `경고', 2차 `영업정지 5일', 3차 `영업정지 10일', 4차 `영업정지 1개월'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일부터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1개월', 3차 위반 시 `허가·등록 취소' 또는 `영업 폐쇄'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자동진행장치는 과도한 금액 투입을 유도해 결과적으로 불법 환전으로 이어지는 등 사행심을 조장해왔다”며 “앞으로도 게임 산업 진흥과 건전한 게임 문화 확립을 위해 지속해서 규제를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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