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하나의 질문이라면
인생이 하나의 질문이라면
  •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0.07.20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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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무더운 한여름에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을 적셔주듯 시원한 장맛비가 내리는 주말 나는 `인생이 하나의 질문이라면(허병만 지음)'이란 책을 손에 들었다. 짧은 글들과 재밌게 그려진 삽화들은 비 오는 주말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에는 아주 좋은 책 같았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읽어 내려가는 순간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책이 아니란 걸 바로 깨닫게 되었다.

그 첫 페이지에는 지난 일주일 동안 ① 나 자신에 대해 ② 주변사람들에 대해 ③ 직장생활에 대해 ④ 꿈에 대해 10분 이상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라는 자신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1번, 2번, 3번, 4번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려 생각해 내려갔지만 직장 생활에 대해 생각해 본 것 외에는 나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수많은 생각에 잠겨 살았지만 정작 그 중심에 `나'는 없었던 것이다. 그걸 깨닫는 순간 나는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쉽게 생각했던 이 책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였고 그 질문에 답을 생각해 보느라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이 책에서는 나에 대한 질문을 5개의 챕터로 구성하고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의 예시를 책, 드라마, 영화, 유명인의 인터뷰 등의 다양한 인용 문구를 통해 표현하고 있었다. 내가 보았던 책, 드라마, 영화의 대사들이 나오는데 똑같은 것을 본 나는 왜 그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을까? 똑같은 것을 그냥 듣고 넘기는 것과 생각하며 듣는 것의 차이가 이런 것인가? 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였다.

`논리의 취약점을 문장의 나열로 커버하려 하지 말라. 이 과정에서 결국 논리만 감춰지거나 희생된다.'

`실수로부터 배워라. 어려운가? 좋다. 절대 실수하지 마라. 어느 쪽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가? 실패가 없다는 것 결국 경험이 없다는 것'

이 책의 인용문구들이다. 정말 간단한 논리이고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이것을 가슴속에 품고 머리로 되새기며 사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우리의 삶이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거창한 이론의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그저 올바른 삶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잊고 살아가는 부분들에 대해 자신에게 원초적인 질문을 던져보게 함으로써 다시 한 번 일깨울 수 있게 도와주고자 하는 작가의 순박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

무겁지 않은 이야기로 다가오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이며 길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 깨달음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오늘도 나는 이 책에 충실하고자 10분 동안 나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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