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적자원 손실 없어야 한다
지역인적자원 손실 없어야 한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0.07.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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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서울 집값 잡기가 쉽지 않다. 역대 정권들이 이런저런 정책을 펼쳤지만 완벽히 해결하지 못한 것이 부동산이었다.

현 정권도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다. 나름대로 부동산 잡기에 강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잡히기는커녕 상황이 더 악화되는 양상이다. 연일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종부세 인상, 서울지역 그린벨트 해제 등 여러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가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집값을 잡겠다고 하지면 효과는 지켜볼 일이다. 그만큼 집값 문제가 엄중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문제가 사회적 핫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교롭게 지역 출신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아파트 매각 논란에 휘말렸다. 노 실장은 청와대 참모진에게 1가구 1주택을 권고했다. 두 번씩이나 권고했건만 별 반응이 없었다. 끔쩍도 하지 않는 참모진을 움직이기 위해 자신이 먼저 실천에 옮긴 것이다.

서울 반포 아파트와 청주 아파트 중 서울 반포 아파트를 판다고 했다가 청주 아파트 매각으로 번복하자 비난여론이 일었다. 결국 노 실장은 청주 아파트에 이어 서울 반포 아파트까지 팔기로 했다. 두 아파트가 팔리면 노 실장은 무주택자가 된다. 청와대 참모들의 정부 정책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나선 것이 엉뚱하게도 화를 부른 것이다. 청와대 참모진들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본인만 궁지에 몰린 셈이다. 노 실장의 솔선수범에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참모진이 더 문제인데 여론의 화살은 엉뚱한 쪽을 향한 것이다.

노 실장은 최근 페이북을 통해 “의도와 다르게 서울의 아파트를 남겨둔 채 청주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이 서울의 아파트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비쳐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동정론이 나오는 모양이다. `반포아파트 지키기'식의 취지로 잘못 전달된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누가 봐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노 실장 자신도 그런 국민정서를 직감하고 SNS를 통해 사과한 것이다. 이번 사태로 노 실장은 다시한번 정치인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엄중하고 무거운지를 실감했을 것이다.

노 실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저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엄격히 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태로 지역의 중요한 인적자원에 타격을 입지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역에서 나온다.

노 실장은 지역 출신의 중량감있는 정치인이다. 3선 국회의원, 주중대사에 이어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맡고 있다. 그의 화려한 정치 행보가 말해주듯 지역으로서는 중요한 인물이다.

이번 사태가 악화돼 노 실장에게 큰 상처가 남는다면 지역으로서는 막대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충북은 한국 정치의 변방이었다. 그래서 늘 지역홀대론을 입에 달고 있다. 지역적인 정치역량 부족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최근 지역 출신이 정권의 핵심인사로 일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정치라는 것이 늘 한결같지만 않다. 정치인은 끝없이 도전받고 극복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다. 노 실장도 이번 사태로 정치인의 무게감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이번 사태가 국민들을 위해 더 큰 봉사를 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의 고통스러운 성장통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특히 이로인해 지역의 중요한 인적자원 손실이 있어서는 안 된다. 노 실장이 지역의 큰 인적자원임에 틀림이 없다면 정치적 기반인 고향에서 만큼은 그의 진정성을 먼저 읽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격려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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