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바이러스
행복 바이러스
  • 임현택 괴산문인협회지부장
  • 승인 2020.07.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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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임현택 괴산문인협회지부장
임현택 괴산문인협회지부장

 

작은 내 집, 너무 좁아 웅크린 팔, 다리는 저려오고 좁은 공간에 숨이 턱까지 차 온다. 이 좁은 공간을 속 시원히 탈출하고 싶다. 차곡차곡 반듯하게 접혀서 도저히 일어설 수도 없으니 날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언제쯤 마음 편히 기지개를 켤 수 있을까? 언제쯤 창을 열 수 있을까? 매일 일상일탈을 꿈꾸는 난 날개를 달아 날고 싶다. 창공에 온몸을 맡긴 채 바람 따라 활공하면서 유유자적하고 싶다는 커다란 가방 속 패러글라이딩캐노피의 염원, 소리 없는 아우성이 인다.

그랬다. 새처럼 날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은 커다란 천 조각을 엮은 패러글라이딩캐노피의 염원, 캐노피가 날개를 활짝 펴 욕망을 실어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활공장 근처는 워라밸을 위한 버킷리스트목록 중 딱 한 번 해 보아야 한다는 하늘의 꽃이라 불리는 패러글라이딩 광고 현수막이 곳곳에 나부낀다. 패러글라이딩 착륙점, 하네스(조종석)에 앉아 양손으로 조종하면서 착지점을 향해 화려한 캐노피를 펄럭이며 라이저를 앞가슴으로 꽉 당기며 달려가는 모습에 덩달아 내 몸도 힘이 들어가고 숨이 가빠진다.

잔디밭에 오체투지가 된 캐노피, 산줄을 당기며 일어서는 조종사모습에 군중의 심리인가 모두가 한마음으로 지켜보던 많은 관광객은 손뼉을 치며 환호한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20층 이상이면 울렁증으로 창밖을 내려다보지도 못하는 내가 감히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다 내친김에 이륙활공장까지 달려갔다. 산꼭대기 너른 활공장, 착시현상으로 손만 뻗으면 낭떠러지기로 뚝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으로 활공장 언저리에 좌정하고 있을 뿐, 얼마나 긴장되든지 다가서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모양새도 우습다.

하늘에서의 스릴비행, 나이와 상관없이 이륙준비를 하는 이들의 상기된 얼굴들 허리, 어깨, 다리 끈을 질끈 동여매고 화려한 조각 천인 캐노피의 연결선 산줄을 묶은 조종손잡이를 잡고 절벽 아래로 달리고 달려 이륙, 오로지 자연의 바람으로 비행한다.

패러글라이딩 날개를 활짝 펴고 발아래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풍광을 감상하는 상상만으로도 힐링 되면서도 겁쟁이 난 저릿한 기분에 소름이 돋고 오금이 저려온다. 그럼에도 날고 있는 저들을 보면서 절로 환호성을 지르며 입이 귀에 걸리듯 함박웃음이 터져 나오며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후련해진다. 그랬다. 이것이 비록 대리만족이지만 온몸에 움츠려 있던 세포들이 활짝 펴지면서 웃음을 주니 이 또한 행복이었다.

그러고 보면 활짝 펴야만 제구실을 하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거 웃음과 패러글라이딩은 같은 맥락이었다. 부정으로 일그러진 얼굴주름처럼 캐노피의 꼬깃꼬깃한 주름은 가방 속에서 탈출해 활짝 펴야만 제대로 생기를 찾는다. 마치 함박웃음으로 긍정적으로 펴진 얼굴처럼 살아난다. 함박웃음은 입가가 올라가고 눈가에 잔주름이 자글자글 잡힌 표정주름이 있어야 제 맛이다. 겸연쩍어 부끄러운 웃음일지라도 웃음은 분노, 긴장을 완화해주고 뇌를 웃게 하여 건강한 세포를 살아나게 한다. 이처럼 패러글라이딩의 완벽한 비행 후 모두 성취감의 하이파이브와 박장대소는 자연스레 세포를 살아나게 하는 호탕한 웃음이다.

십 분간 조깅을 한 효과가 있다는 박장대소, 몸의 근육을 사용하니 자연스레 운동 효과로 오장육부가 원활하게 움직이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걸 보면 웃음과 패러글라이딩은 펴야만 제구실을 다 한다. 활짝 펴 창공을 가르는 패러글라이딩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손뼉치며 크게 웃으니 박장대소는 행복바이러스로 일소일소(一笑一少)였으니 오늘 난 무한으로 젊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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