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체육선수들 코로나에 진로 막혔다
엘리트 체육선수들 코로나에 진로 막혔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7.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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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소년체전 등 올해 종합체육대회 취소 결정
입상기록 無 … 대학진학 - 프로·실업팀 입단 `빨간불'
청와대 국민청원에 정부차원 대책 요구 목소리 비등
충북 고3 특기생 400여명 … “흘린 땀 물거품 될라”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소년체전, 전국체전을 지켜주세요', `축구를 배우는 학생도 대한민국 학생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청원 제목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제101회 전국체육대회가 올해 열리지 않게 되면서 엘리트 체육 선수들의 진로에 빨간불이 켜지자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전국체전 순연과 각종 대회 연기 및 취소가 이어지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현재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코로나19 사태 관련 스포츠 분야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청원은 모두 6개다.

이 가운데 전국대회를 열게 해달라는 청원에는 1만4000명이 넘게 서명했다.

청원에는 대학 입학 등을 앞둔 선수와 부모들의 간절한 사연이 줄을 잇고 있다.

축구 선수라고 밝힌 청원인은 “학생 선수들이 대학 및 프로구단에 갈 방법은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실력을 보고 스카우트를 받는 것”이라며 “제발 부탁드린다. 리그 및 전국대회가 안전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며 열릴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올해 전국체전과 제49회 전국소년체전, 2020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 종합체육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재로 올해 전국체전 개최지인 경북을 포함한 5개 지자체가 전국체전 1년 순연에 합의한 후속 조처다.

전국체전을 비롯한 전국 단위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자 고교 졸업생들은 입상기록이 없는 탓에 대학 진학과 실업팀 입단에 애를 먹게 생겼다.

충북도 상황이 심각하다.

이날 충북도체육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엘리트 고교 선수들은 1214명(남 891·여 323)이다. 올해는 선수등록이 마감되지 않았지만, 산술적으로 고3 특기생들은 400명가량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 진학, 프로팀이나 실업팀 입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능이나 내신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일반 학생과 달리 예체능계 학생은 객관적 지표인 전국 대회에서 일정 성과 이상을 거둬야 진학을 기대할 수 있다.

보통 8월 말을 전후해 시작되는 프로스포츠팀의 드래프트나 입단계약, 대학팀과의 진학 결정을 위해서는 8월 이전 일정 성적표를 거머쥐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 6월까지 대부분의 대회가 취소 또는 연기된 데다 전국체전 등 남은 대회도 미뤄지거나 개최가 불투명해 선수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검도 특기생 김모군(고3)은 “동계훈련을 하며 열심히 준비했는데 대회와 리그가 모두 연기되거나 취소돼 걱정이 많다”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올해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토로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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