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 방과후 강사 `생계위협'
코로나19 장기화 … 방과후 강사 `생계위협'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7.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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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아이들 안전 우선 … 프로그램 운영 중단


학교와 1년 계약 … 언제 재개될지 몰라 구직 못해


단기 보조 채용 9.3% 그쳐 … 나머지는 백수신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학교 방과후 강사들이 일자리를 잃고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2학기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방과후 강사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청주 A초등학교는 올 한 해 운영할 방과후 프로그램 15개를 선정한 뒤 방과후 강사 15명과 계약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면서 방과후 프로그램은 시작도 못 했다.

교육부가 6월 초 학생 생활지도와 학교 방역 활동을 돕기 위한 보조인력을 학교 현장에 투입하도록 지침을 내리면서 이 학교는 방과후 강사 중 3명은 생활지도를, 2명은 급식지도를 맡도록 2개월 단기 채용했다. 그러나 보조인력으로 일한 방과후 강사 5명도 이달 말이면 채용기간이 끝나 또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A초 관계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한 결과 1학기에는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을 반대하는 비율이 많아 소수인원으로도 운영을 할 수 없었다”며 “코로나19 추이를 본 뒤 2학기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방과후 강사 B씨는 15년간 일선 학교에서 천연비누·화장품 만들기 방과후 프로그램을 지도했다. 지난해까지는 학교 3곳을 순회하며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백수가 됐다.

B씨가 방과후 강사로 일하면서 손에 쥔 돈은 학교당 30만원. 3곳을 뛰어도 월 100만원이 안된다.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수입이 끊겼다.

B씨는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아르바이트를 구해 일하는 방과후 강사도 있지만 대다수가 일을 못하고 있다”며 “방과후 강사들은 단위 학교와 1년을 계약했기 때문에 중도에 그만둘 수도 없고, 아르바이트를 구하려 해도 장기근무가 어려워 넋을 놓고 있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는 방과후 강사 17명과 계약을 했지만 이 중 생활방역 보조인력으로 5명만 채용했다.

학부모들의 의견 수렴 결과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는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해 2학기 개설은 지켜봐야 한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도내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방과후 강사는 4300여명(학교 1곳 이상 활동하는 강사 포함)에 이른다. 이 가운데 2개월 단기 보조인력으로 채용된 방과후 강사는 400여명으로 9.3%에 불과하다.

교육부가 방과후강사들의 생계지원을 위해 NH농협과 협력해 저금리 대출로 최대 300만원까지 신청하도록 한 결과 충북에서는 23명이 신청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안전을 우선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안전수칙을 지키도록 하다 보니 방과후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도교육청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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