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업 청년 구직활동지원금 오히려 취업 기피 부추긴다
미취업 청년 구직활동지원금 오히려 취업 기피 부추긴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7.0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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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졸업생에 취업처 연결 불구 거절·퇴직 다반사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원… 구직 절실함 없어 보여”
졸업생들 “적성에 맞는 직장 찾는게 중요” 입장차
첨부용.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에 조성된 충북혁신도시가 주변지역 인구를 흡수하는 '인구 블랙홀'이 뚜렷하면서 진천군과 음성군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혁신도시 아파트. 2020.07.06. /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미취업 청년의 구직활동을 위해 지원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 오히려 청년들의 취업 기피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항목 중 취업률 배점 관리를 위해 취업처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졸업생들은 취업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충북 도내 A대학 취업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B씨는 졸업생 취업처를 발굴하느라 힘든 나날을 보낸다.

취업률 제고가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 반영되다 보니 취업률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항목 중 졸업생 취업률 지표의 배점은 4년제 대학의 경우 2018년 4점에서 5점(졸업생 취업률 3점, 유지 취업률 2점)으로, 전문대학의 경우 2018년 9점에서 10점(졸업생취업률 7점, 유지취업률 3점)으로 각각 상향조정됐다.

대학들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취업처 발굴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평가 지표 관리 차원에서 졸업생 취업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취업처를 발굴해 졸업생들에게 연결해줘도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취업을 한다 해도 몇 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일도 수두룩하다.

대학 관계자는 “말로는 월급이 안 맞아서,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라고 하지만 취업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청년구직활동지원금으로 월 50만 원씩 최대 6개월간 받을 수 있다보니 구직에 대한 절실함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며 “취업을 해야 하는 졸업생들보다 취업을 시켜야 하는 대학이 취업에 더 신경을 쓰고 애를 태운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입장에선 평가 결과에 따라 입학정원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의 취업률 지표에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라며 “졸업생 한 명이라도 더 취업을 시켜야 취업율이 올라가니 코로나19로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도 취업처 발굴을 위해 업체를 찾아다녀야 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대학 졸업생들의 입장은 대학과는 다르다.

대학 졸업생인 이모씨는 “직장을 구하는 데 적성에도 맞아야 하고 거주해야 할 지역도 고려해야 하고 전공을 살릴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며 “이직을 여러번 할 것도 아닌데 남들이 원하는 직장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직장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만 18~34세)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총 300만원의 취업준비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신청 대상은 고등학교·대학교·대학원 졸업 또는 중퇴 후 2년 이내 미취업자로 가구 소득 120% 이하(4인 가족 기준 월소득 569만9009원)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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