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보는 즐거움이 있는 `온라인 공연 37(thirty-seven)'
골라보는 즐거움이 있는 `온라인 공연 37(thirty-seven)'
  • 박선희 충북도 예술팀장
  • 승인 2020.07.0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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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선희 충북도 예술팀장
박선희 충북도 예술팀장

 

십여년 전 “내 맘대로 골라먹는 베스킨라빈스 31”이라는 광고가 있었다. 아이스크림의 종류가 제한적이던 그 시절 31가지 맛 앞에서 이번엔 어떤 맛을 먹어야 할지 한참을 망설인 추억이 있다.

그리고 2020년 7월, 이제 우리에겐 `취향대로 골라보는 온라인공연 37(thirty-seven)'이 있다. 바로 충북도와 충북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우리 지역 예술인들이 펼치는 멋진 온라인공연 작품들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우리 일상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문화예술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로 인해 상반기 공연들은 하반기로 연기되거나 일부는 아예 취소되기도 했다. 설 무대를 잃어버린 우리 지역의 예술인들, 특히 전업예술인들의 타격은 매우 컸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고자 충북도에서는 지난 4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지역 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온라인공연 작품제작비를 긴급 지원했다.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창작활동지원사업도 세 배 이상 늘렸다. 예술인들의 미술작품 구입도 지원했다. 이러한 노력이 우리 지역 예술인들에게 미흡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리라 기대해 본다.

그 중 예술공연단체들을 대상으로 지원한 온라인공연 작품제작 지원사업이 지난 2개월여 간의 준비를 마치고 하나둘씩 도민들을 찾아가고 있다. 충북문화재단 유튜브채널과 충북인터넷방송을 통해 순차적으로 선보이게 될 37개의 온라인 공연은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등 그 분야도 다양하다.

우리 지역 예술계도 코로나19라는 상황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폭넓은 관객을 확보하고, 더 많은 다양한 계층의 도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는 데에도 그 의미가 있다.

사실,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공연 하나를 보기 위해선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따르다 보니 기회가 좀처럼 많지 않았다. 그러나 `온라인공연 37'은 도민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손안의 휴대폰만 있으면 취향대로 맘껏 골라볼 수 있다. 현장의 짜릿함과 감동이 덜 할 것이라 예단하는 분도 있겠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과 업그레이드 된 미디어 기술의 발달로 그런 우려는 잠시 접어둬도 될 듯싶다.

연극 숙희책방부터 시노래 콘서트까지 유튜브에 올라오는 공연들을 보느라 나는 요즘 때아닌 눈호강, 귀호강을 누리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이나 BTS 같은 국내외 유수의 화려한 공연과는 느낌이 다른,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충북의 예술인들이 펼치는 온라인공연 속엔 때로는 미래의 송강호가, 미래의 이사도라 덩컨이 있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연극과 무용 등 충북 예술인들의 놀라운 실력에 우리 지역 예술계를 다시 보는 도민들도 점점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은 관객을 만났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닌 도민들의 삶 속에 파고들며 함께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문화예술의 향기는 더욱 깊어지고 널리 펴져 나가게 될 것이다.

또한, 온라인이지만 우리 이웃들이 펼치는 신명나는 공연들을 애정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봐 준다면 그 마음이 지역의 예술인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모처럼 `온라인공연 37'의 따끈따끈한 공연 한 편을 보며 힐링해 봄은 어떨까? 유튜브 채널 구독과 좋아요 응원까지 더해진다면 역시 최고의 센스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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