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한강식 속리산중 교사
  • 승인 2020.07.0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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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과학 지식은 인간의 관찰과 탐구의 결과물들로 구성되기 마련이다. 과학자는 진리를 추구하지만 결국 인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관찰은 틀릴 수 있고, 논리에는 허점이 생길 수 있다. 한 시대의 사람들에게 진실로 믿어졌던 사실이 미래 세대에서는 엉뚱한 상상으로 평가받는 일도 종종 있다.

천동설은 만물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우주관이다.

기원전 4세기부터 약 2000년 동안 사람들에게 잘못된 우주관을 심어주었다. 만물이 아니라 지구가 움직인다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연주시차'였지만 최초의 연주시차 측정은 관측 기술의 한계로 1838년에서야 이루어졌다.

라부아지에의 질량 보존의 법칙(1774)은 화학 반응 전후에 질량 변화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화학 반응 과정에서는 대부분 열 에너지의 출입이 발생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1905)에서는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E=mc2)에 의해 화학 반응 시 출입하는 열 에너지(E)만큼 미세한 질량 변화(m)가 나타나므로 질량 보존의 법칙은 근사적으로 성립할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잘못된 지식으로 판단된 과거의 과학 지식들은 모두 무가치한 것일까.

철이나 납을 값비싼 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연금술은 지금에 와서는 허무맹랑한 상상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약 2000년 동안 이어진 연금술의 역사 속에서 연금술은 과학 탐구 방법, 화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과학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보일, 뉴턴 같은 과학자들이 사실 연금술사였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뉴턴은 일생에 걸쳐 물리학보다 연금에 관하여 더 많은 책을 썼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이 연금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도구와 과학 지식은 지금도 가치 있게 사용되고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과학은 그렇게 발전해 왔다. 잘못된 과학 지식조차 과학의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과학이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실패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포용의 대상이어야 한다.

실패 안에서도 배울 점들이 많고 실패를 딛고 일어서면 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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