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사랑 가면 쓴' 데이트폭력
사라지지 않는 `사랑 가면 쓴' 데이트폭력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6.30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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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서 최근 3년간 656건 발생… 폭행·상해 최다
반복·지속적 … `사랑다툼 치부' 사회 통념도 문제
경찰, 오늘부터 새달 말까지 집중 신고기간 운영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충북에 거주 중인 여성 A씨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다. 올해 초 사랑했던 연인으로부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남자친구는 “(A씨가) 평소 자신을 무시한다”고 주먹을 휘둘렀다. A씨는 머리와 얼굴에 중상해를 입었다.

문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언제든지 보복당할 수 있다'는 트라우마가 A씨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우울증으로 하루하루 고통을 겪던 그는 결국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기에 이른다.

소위 데이트폭력이라 일컬어지는 범죄로 사적 차원을 넘어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

단순 폭행부터 감금, 협박, 살인에 이르기까지 심각성은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 비뚤어진 사랑 … 사라지지 않는 데이트 폭력

지난 30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3년(2016~2018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데이트 폭력은 656건(검거 인원 678명)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 211건 △2017년 150건 △2018년 295건이다. 범죄 유형으로 나누면 폭행·상해가 492건으로 가장 많았다. 체포·감금·협박도 112건이나 됐다.

지난해만 해도 224명이 데이트 폭력 사범으로 붙잡혀 처벌을 받았다.

문제는 데이트 폭력을 개인적이고 사적인 사랑 다툼으로 치부하는 통념이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범죄 예방과 근절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 날로 진화하는 범죄 … 원인과 대책은?

일부 전문가는 데이트 폭력은 연인이라는 특수 관계에서 반복적이고 지속해서 발생, 여러 형태로 진화해 가는 특성을 보인다고 진단한다. 이런 까닭에 데이트 폭력 발생 요인 분석 작업이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2월 공주대학교 대학원 글로벌 정책학과가 펴낸 `성역할 고정관념과 데이트폭력에 관한 연구' 논문을 보면 데이트 폭력 원인은 개별·가정환경·사회환경적 요인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개별적 요인 중 하나는 강한 지배욕과 소유욕, 집착 등이다. 집착·지배 행위자는 상대로부터 열등감과 박탈감을 느낄 때 분노 조절을 하지 못해 폭력성을 표출할 수 있다.

가정환경도 배제할 수 없는 원인이다. 일례로 부모에게서 발생한 폭력을 경험한 당사자 49% 이상이 친밀한 관계 간 폭력이나 데이트 폭력 경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회 환경 기저에는 생태적 경쟁이 깔려있다. 개인은 각 영역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 구조 속에서 뜻하지 않는 갈등과 차별, 불이익을 경험한다. 이 탓에 쌓인 부정적 사고 체계는 상대 연인을 향한 무의식적인 분노로 분출될 수 있다.

연구진은 “유형에 따라 다방면으로 관찰하고 바람직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 관심과 고민이 필요하다”며 “행위 유형에 따른 원인 인지는 사전에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거나 재범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데이트 폭력, 신고해야 할 범죄!” … 경찰 집중신고 기간 운영

경찰은 데이트 폭력 범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데이트 폭력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 예방·대응 활동에 나선다.

경찰은 피의자에 대해 폭력성·상습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강력 처벌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은 용인될 수 없는 범죄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도록 강력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며 “피해자도 경찰의 노력과 보호조치 사항을 믿고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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