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에이징(Aging)
슬기로운 에이징(Aging)
  • 양철기 교육심리박사·음성 원남초 교장
  • 승인 2020.06.25 1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박사·음성 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박사·음성 원남초 교장

 

시인 시어도어 로스케(T. Roethke)는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받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이 나의 잘못으로 받는 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티에이징(anti-aging)’이라는 말의 유행은 사람들은 대체로 노화를 거부하고 때로 혐오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과 지능이 감퇴하고 모든 면에서 퇴보한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노화에 대한 세상의 인식은 부정적이다. 이에 신경과학자 대니얼 래비틴은 걸핏하면 나이를 탓하는 세상의 선입견을 깨트리기 위해 방대한 인지심리학적, 신경과학적 연구를 통해 ‘석세스 에이징(success aging)’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그는 나이 든다고 무조건 기억력과 지능이 감퇴 되는 것은 아니라며 노화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에 반기를 들었다.

#노화에 대한 뇌과학
뇌의 대표기능인 ‘기억’이라는 단어에는 다양한 의미의 기억이 합쳐져 있다. 예컨대 외현기억, 암묵기억, 절차 기억, 의미 기억 등이 있다. 기억은 이러한 것들이 연합하여 작동하는 결과이다. 이중 어떤 체계는 젊을 때보다 덜 작동하고, 또 어떤 체계는 나이가 들어 더 활발하게 작동한다.
새로운 것을 암기하는 기억력은 40이 넘으면 감퇴한다. 그러나 40이 넘으면 우리 뇌는 자기 자신의 생각을 심사숙고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외부 환경에서 비롯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쓰는 시간은 점점 줄인다. 즉 경험치를 꺼내 쓰는데 더 집중하기에 단기기억체계는 덜 활용하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추상적인 사고와 실용지능, 이른바 연륜이라는 것이 생겨난다.
래비틴은 나이가 들어감으로 뇌가 퇴화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궤적, 경험치가 늘어남에 따른 뇌 기능의 가중치가 변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늙어감에 따라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달라지는 것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애발달 주기적 측면에서 노년기는 서서히 기능이 멈추어져 가는 쇠퇴기로 여겨졌왔다. 그러나 최근의 뇌과학 연구에 근거하면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노년기 역시 영아기, 아동기, 청소년기처럼 고유한 ‘생애 성장 단계’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안티에이징(anti-aging)이란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 나이는 싸움의 대상이 아니며 젊은이만 아름답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 슬기롭게 늙어가기, 7-up
신경과학자 래비틴은 노년기를 인생의 정점으로 만들려면 호기심, 개방성, 관계성, 성실성, 건강한 습관 등을 가지라고 그의 저서에서 조언한다. 맞는 말이지만 가슴에 팍 와 닿지 않는다. 대신 오래전 어느 연수에서 들은 세븐업(7up)이 기억에 남는다. 강사는 슬기롭게 나이 들기 위해 실천해야 할 7가지 원칙을 청량음료 ‘7up’과 연관지어 기억하기 쉽게 알려주었다.
첫째, Clean UP! 나이가 들수록 주변과 몸을 깨끗이 해야 한다. 몸을 씻고 향수도 뿌리고, 집안의 물건들을 자주 버려야 한다. 둘째, Dress up! 나이 들수록 옷을 잘 입어야 한다. 셋째, Shut UP! 나이 들면 할 말이 많아진다. 입은 닫고 귀를 열어야 한다. 넷째, Pay Up! 입은 닫고 지갑을 열 줄 알아야 한다. 다섯째, Show up! 장 폴 사르트르의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서는 안 된다.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기를 열고 배움에 힘써야 한다. 여섯째, Cheer UP! 밝게 살자는 것이다. 움츠러들지 말고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일곱째, Give UP! 포기할 것은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지혜롭게 늙기 위해 수용할 것은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여기에 필자의 생각을 하나 더 덧붙인다면 ‘Look UP!’이다. 하늘나라와 가까워지는 나이가 될수록 이성과 지성을 넘어선 영성,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삶이 필요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