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자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자
  • 김준수 청주 봉명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20.06.2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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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준수 청주 봉명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김준수 청주 봉명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하는 일은 집에서 나온 플라스틱, 종이상자 등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나와 버리는 일이다. 주말에 집에 있으면 매일 아침 출근길에 버리지 못한 재활용 쓰레기들과 쓰레기 봉지에 가득 담긴 쓰레기를 버린다. 나는 매일 쓰레기를 버린다. 그리고 그 쓰레기를 누군가는 치운다.
출근하면서 보는 풍경 안에는 빠지지 않고 쓰레기가 있다. 쓰레기 봉지에 담겨 차곡차곡 담긴 쓰레기들,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들. 풍경 속에 등장하는 쓰레기의 모습도 다양하다. 쓰레기의 어떠한 모습도 기분을 좋게 하지는 않는다.
매일 만들어내는 쓰레기 중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것은 물건의 포장지이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면 꼭 필요 이상의 쓰레기를 함께 사게 된다. 마트에서 테이프와 끈을 제공하지 못하게 한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 장바구니를 꼭 들고 간다. 장바구니를 챙기는 것과 함께 달라진 것이 있다면, 구매한 물건을 상자에 차곡차곡 담았던 곳에서 불필요한 포장을 벗겨 버리고 장바구니에 담는 것이다. 포장을 벗기고 장바구니에 담을 때 느끼는 것은 항상 ‘돈을 주고 이 쓰레기를 함께 샀구나’하는 것이다.
돈을 주고 쓰레기를 살 필요가 있을까? 내용물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포장의 경우 쓰레기로 버리더라도 살 필요가 있겠지만, 그 이상의 포장은 살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과대한 포장은 돈을 주고 산 쓰레기일 뿐이다. 돈을 주고 산 과대한 포장은 몇 가지 문제를 만든다.
첫째, 쓰레기 처리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버려진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 옮기는 것은 공짜가 아니다. 모인 쓰레기를 태우든 메우든 그에 맞는 처리를 하는 것 또한 공짜가 아니다. 모두 세금에서 쓰이는 사회적 비용이다.
둘째, 쓰레기 매립지나 쓰레기 소각장 등 님비(NIMBY) 시설을 만든다.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서 쓰레기 매립지가 필요하기도 하고, 쓰레기 소각장이 필요하기도 하다. 매일 만들고 버리는 쓰레기 매립지나 쓰레기 소각장이 집 근처에 생긴다면 환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 매립지나 소각장이 없다면, 매일같이 만들어지는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은 없다.
셋째, 개인에게는 불필요한 지출을 강요한다. 상품을 살 때 상품의 내용물만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을 보호하고 있는 포장도 함께 산다. 과하게 포장된 물건은 그렇지 않은 물건보다 비싸다. 포장하는 것에도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돈을 주고 벗겨내어 버릴 쓰레기도 함께 사는 것이다.
쓰레기는 없어질 수 없지만 줄일 수는 있다. 개인은 꼭 필요한 포장이 돼 있는 상품을 선택하고, 기업은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는 방법으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개인과 기업, 나아가 사회 전체가 쓰레기가 비용이라는 생각을 갖고 행동한다면 불필요한 쓰레기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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