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K팝, 美 하위문화로 자리매김”
NYT “K팝, 美 하위문화로 자리매김”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6.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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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팬들 인터넷서 조직력 갖춰
美 정치무대 급진적 영향력 행사
2019년 9월 28일 뉴욕에서 열린 2019 글로벌 시민축제에서 K팝 그룹 NCT 127의 공연 중 팬들이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2019년 9월 28일 뉴욕에서 열린 2019 글로벌 시민축제에서 K팝 그룹 NCT 127의 공연 중 팬들이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과 오는 11월의 미 대통령선거, 그리고 인종차별을 둘러싼 논란 속에 인터넷 세상에서 뛰어난 조직력을 갖춘 K팝 팬들이 미 정치무대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에서 열리고 있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BLM) 항의 시위에 함께 하고 있는 K팝 팬들의 정치력 행사는 지난 주말 미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거 집회에서도 나타났다.

NYT는 입장권을 대량 예약하고 실제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과거 좋아하는 가수들을 위해 자금을 모금하거나 노래를 더 널리 알리는데 사용하던 소셜미디어 전술이 정치 영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K팝 팬들은 지난 몇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카드를 스팸메일로 발송하고, 시위대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댈러스 경찰의 앱을 무력화시키는가 하면, 백인우월주의 해시태그를 K팝 가수들의 동영상으로 가득 채우고, BLM에 방탄소년단(BTS)의 이름으로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K팝 팬문화를 연구하는 인디애나대학 블루밍턴 캠퍼스의 시더보우 세지 교수는 “이처럼 정치적 영향력 행사에 관여하는 K팝 팬들의 상당수는 외국인이 아니라 미국인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집안과 온라인 세상에 더 많이 매달리게 된 진보적이고 외향적인 젊은이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정치적 일을 한다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을 `기생충'이라 비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박수를 보내는 대통령의 지지자들과는 정반대의 사람들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K팝 문화가 좋아하는 가수들의 앨범 판매 촉진 같은 비정치적 문제들을 관심사로 하는 것과 달리, 미국 사회에서 하위 문화로 자리잡은 K팝 팬 사회는 특히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시기에 더욱 급진적인 제스처를 취할 수도 있다는 것이 NYT의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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