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빛나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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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소연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 교육활용팀장
  • 승인 2020.06.2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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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소연 충북도문화재연구원 교육활용팀장
박소연 충북도문화재연구원 교육활용팀장

 

어느덧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장기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외여행이 쉽지 않아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국내여행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다니는 풍경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동안 해외 유명 관광지들에 밀려 소외되었던 우리 지역과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작은 기대감 때문이다.

문화유산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장애인이나 노인, 다문화가정 등 사회 취약계층에게는 신체적,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접근 문턱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 충북지역은 약 16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중 6%(97,086명)가 장애인이다. 또한 시설에 입소한 보호아동을 비롯하여 각 지역의 아동센터를 포함하면,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도 매우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도내 60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약 24%에 달하고, 다문화가정 역시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동안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지원이 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이들에게 문화유산 향유는 조금 먼 이야기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올해부터 문화재청에서 사회 취약계층이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동행 문화유산' 사업을 시작하였다. 평소 문화유산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유산 탐방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이때 이동 편의 및 문화유산 해설 등도 함께 제공한다. 또한 전국의 취약계층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별로 주관단체를 선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는 도 출연기관인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에서 담당하며, 도내의 장애인, 아동,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7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다. 계층에 따라 다양한 테마를 선정하여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군산?안동?경주 등 타 지역의 문화유산까지 범위를 확장하여 탐방하도록 구성하고 있다.

장애인은 신체적인 제약을 고려하여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문화유산을 탐방하며, 아동은 교과서에 주로 등장하는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다문화가정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선사시대~일제강점기에 이르는 대표 지역을 선정해 탐방할 예정이다. 탐방 진행시에는 전문가가 동행하여 문화유산에 대한 해설을 진행함으로써 문화유산에 대해 한 이해를 돕고, 더불어 탐방뿐만 아니라 해당 문화유산과 관련된 체험도 함께 구성하여 취약계층이 문화유산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흥미를 더 돋우고자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의 취약계층에 대한 기본적인 복지를 뛰어 넘어 `문화유산 향유'를 통한 여가 생활의 확대가 이루어 질 수 있길 바란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지치고 우울한 시기이지만, 조심스러운 이 작은 시작을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유산, 문화유산 속에서 어떠한 차별도, 차이도 없이 함께 빛나는 우리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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