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문화관 개방 10년, 그리고…
충북문화관 개방 10년, 그리고…
  • 박선희 충북도 예술팀장
  • 승인 2020.06.2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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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선희 충북도 예술팀장
박선희 충북도 예술팀장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122번길에 위치한 충북문화관은 10년전만 해도 일반인은 접근조차 어려웠던 도지사 관사였다. 1939년 건립된 도지사관사는 제32대 도지사까지 71년간을 사용하였다. 9512㎡의 도심 속 드넓은 언덕에 울창한 수목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이 공간은 역사성과 건축적 상징성까지 갖춘 소중한 자산으로 도민들의 개방요구도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2010년 제33대 충북도지사로 취임한 이시종 지사는 도지사의 전유물이였던 이 공간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도민의 품으로 돌려주었다. 이후 관사는 개보수를 거치며 `충북문화관'으로 그 옷을 갈아입었다. 충북의 대표문인들이 전시된 문화의 집과 숲 속 갤러리 등 도심 속 대표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연간 5만명 이상이 찾는 충북문화관은 이제 누구에게나 열린 모두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은은한 클래식이 흐르는 숲속정원에선 철마다 각양각색의 꽃들이 반겨주고, 가을이면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그 존재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문화관의 정원을 뛰어노는 아이들에겐 추억의 공간으로, 젊은이들에겐 멋진 데이트 코스로, 어르신들에겐 향수의 공간으로, 지역 예술인들에겐 창작의 산실로 모두가 저마다의 추억들을 쌓아가고 있다.

충북문화관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문화관의 숨은 매력은 바로 이 동네에 있다.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은근히 매력있는 동네, 바로 `대성로 122번길'이다. 문화관 바로 옆엔 청주향교가 자리해 있다. 세조 10년(1464년) 왕의 청주 행차 시 문묘에 친히 제향을 했던 삼남 제일의 향교다.

명륜당을 거쳐 대성전에 오르는 길엔 수 백년을 지켜 온 부부나무가 반갑게 맞이한다. 특히 대성전 앞뜰에서 바라보는 시원한 전망은 향교에서 놓칠 수 없는 최고의 풍경이다.

그 건너편에는 당산공원이 있다. 당산공원의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통일신라시대로 추정되는 당산토성과 등록문화재인 제수변실을 마주할 수 있다. 1923년에 완공된 제수변실은 배수량 확인과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한다.

공원을 뒤로하고 내려오면 주택가에 붉은 지붕의 예쁘고 아담한 우리예능원을 만난다. 1924년 세워진 일본식 목조주택으로 당시엔 청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꼽혔다고 한다. 충북문화관을 다시 오르는 왼쪽 언덕위엔 멋진 한옥성당도 보인다. 1935년 건립된 청주지역 최초의 성공회성당이다. 한옥성당이지만 유럽의 건축양식이 절충된 곳으로 충북도의 유형문화재로도 지정된 곳이다. 이렇게 도심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자리 잡은 대성로 122번길 중심엔 바로 `충북문화관'이 있다.

충북도에서는 충북문화관 개방 10주년을 맞아 6월 27일부터 7월 4일까지 숲속 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며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도민들과 지역의 예술인들이 모처럼 함께 어울리며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조용하지만 아기자기한 프로그램도 있다.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초상화도 그려주고, 참여자들이 서로를 그려볼 수도 있다. 기간 동안엔 밤 9시까지 야간 개방도 이뤄진다. 고즈넉한 문화관 정원을 거닐며 콘서트도 보고 인문학강좌도 들을 수 있다. 선선한 저녁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6월의 마지막 주, 일상에서 벗어나 하루쯤 가족, 친구들과 충북문화관 나들이는 어떨까? 단, 서로의 안전을 지켜줄 마스크 착용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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