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들인 화해상징 `남북연락사무소' 잿더미 됐다
300억 들인 화해상징 `남북연락사무소' 잿더미 됐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6.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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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판문점 선언후 설치 … 코로나 확산 1월부터 중단
남북 연락·실무적 협의·공동행사 지원사업 등 역할 담당
북한 김여정, 폭파 가능성 예고 사흘만에 속전속결 실행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건립 후 21개월 만에 잿더미가 됐다.

북한이 16일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을 통해 설치된 일종의 외교공관이다.

판문점 선언에는 `남과 북은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하였다'란 내용이 담겼고 이에 따라 사무소 설치가 추진됐다.

사무소 건물은 2005년 개소했던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를 보수하는 방식으로 건립됐다. 보수 예산은 97억8000만원이었다.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를 처음 세울 때 공사비 80억원까지 합하면 모두 177억여원이 투입된 셈이다. 여기에 운영비도 100억원 이상 든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소 개소식은 2018년 9월14일 개성공단에서 열렸다.

지금은 외무상으로 승진한 리선권 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개소식 당일 축사에서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는 북과 남이 우리민족끼리의 자양분으로 거둬들인 알찬 열매”라며 “쌍방은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빠른 시간 내에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해나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조명균 당시 통일부 장관은 “평화의 새로운 시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 상시 소통의 창구”라며 “오늘부터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번영에 관한 사안을 24시간 365일 직접 협의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기능은 ◆남북 당국 사이의 연락과 실무적 협의 ◆여러 분야의 대화와 접촉, 교류협력, 공동행사 등에 대한 지원사업 ◆민간단체들의 교류협력사업에 필요한 소개와 연락, 자문, 자료교환, 접촉지원 ◆육로를 통해 상대측 지역을 왕래하는 쌍방 인원들에 대한 편의 보장 등이다.

사무소 설치 당시 남북은 소장을 포함해 각각 15~20명을 파견하기로 했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에는 `연락사무소는 쌍방에서 소장을 포함해 15~20명 정도로 구성하고 쌍방이 합의에 따라 필요한 인원을 늘릴 수 있으며, 사무소 운영을 위한 보조인원을 별도로 둘 수 있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에 따라 우리측은 통일부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산림청 등 유관부처 관계자를 30명까지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설립 후 연락사무소 소장회의가 매주 1회꼴로 열렸지만 지난해 2월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회의가 개최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올 1월부터는 연락사무소 운영이 아예 중단됐다.

이번 폭파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미 예고했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대북전단 관련 첫 담화에서 “만약 남조선 당국이 이번에 자기 동네에서 동족을 향한 악의에 찬 잡음이 나온 데 대해 응분의 조처를 따라세우지 못한다면 그것이 금강산관광 폐지에 이어 쓸모없이 버림받고 있는 개성공업지구의 완전철거가 될지, 있어야 시끄럽기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마나한 북남군사합의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는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발언하며 폭파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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