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도킹(docking)을 위하여
완벽한 도킹(docking)을 위하여
  •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 승인 2020.06.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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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지난 1일 스페이스 X에서 개발한 민간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우주 비행사 2명이 탑승한 채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도킹에 성공했다. 일론 머스크가 2002년 창업한 이후 약 18년 만의 성과다.

그동안 우주 개발 사업은 대부분 국가 주도로 진행되어 왔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루 드래건의 성공을 신호탄으로 우주여행, 영화 촬영, 예술 활동 등 민간 영역에서 우주가 다양하게 활용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랑데부와 도킹은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과 만나는 마지막 관문이다. 랑데부란 프랑스어로 `만남'을 뜻하는데 군사 용어로는 함정 등을 한 장소에 집합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주에서는 두 우주선을 근거리에서 같은 궤도로 일치시켜 상대 속도를 0에 가깝게 유지하는 기술이다.

도킹은 두 우주선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도킹이 이루어지면 우주선 안의 공기가 우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밀폐된다. 따라서 문을 개방하고 사람이나 물건이 오갈 수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정도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 달 착륙을 목표로 연구 중인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도킹 등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1960년대 미국의 아폴로 달 탐사 계획에서도 랑데부와 도킹은 핵심적인 기술이었다. 우주선 본체가 달에 직접 착륙하면 달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무게 때문에 많은 연료를 소모해야 한다. 아폴로 계획은 우주선 본체는 달 주변의 궤도에 남겨두고 가벼운 착륙선만 내려 보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렇게 하면 달을 벗어날 때 소모하는 연료를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착륙선이 본체로 복귀할 때 안정적인 랑데부와 도킹 기술이 필수적이다.

찰나의 실수로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랑데부와 도킹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마션'에서는 화성을 탈출하려는 와트니 박사의 발사체가 연료가 부족해 구조선과 랑데부에 실패하는 장면이 나온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주인공을 배신하고 착륙선을 훔쳐 달아난 만 박사가 우주선 본체와 불완전한 도킹 상태에서 문을 강제로 개방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로 인해 공기가 새고 우주선끼리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현실에서는 어떨까. 현재 우주에서 가장 많은 랑데부와 도킹을 겪는 곳은 국제우주정거장이다. 영화에서처럼 도킹 단계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엔진 고장, 시계 오작동, 무선 통신 이상 등 다양한 이유로 랑데부에 실패하는 사고는 종종 발생해 왔다.

2015년에는 보급선이 두 번 연속 고장 나는 바람에 석 달 가까이 물자 보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우주비행사의 철수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위기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새로운 보급선이 물자 전달 임무를 완수해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우주 비행사 거주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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