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힘 … 예술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다
과학의 힘 … 예술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6.09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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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보존과학자 C의 하루' 기획
10월 4일까지 미술작품의 보존·복원과정 등 소개

 

예술과 과학이 만나면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까. 오래된 명화들을 후대 사람들이 생생한 화면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은 예술을 보존하는 과학의 힘이다. 또한, 작품을 영구히 보존하려는 보존과학자들의 노력이 예술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과정을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은 `보존과학자 C의 하루'로 기획해 오는 10월 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선보인다. 보존과학자의 하루를 엿보는 전시장을 소개한다.

- 보존처리 마친 니키 드 생팔의 `검은 나나'

`보존과학자 C의 하루'는 미술품의 수집, 전시, 보존·복원이라는 미술품의 생애주기 중 `보존·복원'에 대해 소개하는 전시다.

미술작품은 탄생의 순간부터 환경적, 물리적 영향으로 변화와 손상을 겪지만 보존과학자의 손길을 거쳐 다시 생명을 얻는다. 이번 전시는 보존과 복원의 과정 중심에 있는 보존과학자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전시는 상처, 도구, 시간, 고민, 생각 등 보존과학자의 하루를 보여줄 수 있는 주요 단어를 선정해 `상처와 마주한 C', `C의 도구', `시간을 쌓는 C', `C의 고민', `C의 서재'라는 5개 주제로 구성했다. 전시 공간을 따라 이동하며 상상과 실재 사이에서 구성된 보존과학자 C의 일상은 과학자의 실험실처럼 낯설면서도 이색적이다.

그중 `시간을 쌓는 C'에서는 실제 보존처리 대상이 되었던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실물과 복원의 기록들을 담은 영상을 함께 전시한다. 야외전시로 인해 표면의 변색과 박락 등 손상이 심했던 니키 드 생팔(1930~2002)의 `검은 나나(라라)'(1967)의 복원 과정을 통해 현대미술의 보존 방법론을 소개한다.

신미경의 비누 조각 작품`비너스'(1998)는 현대미술의 재료적 특성과 다각도로 실험해 보존·복원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갑경(1914~미상)의 `격자무늬의 옷을 입은 여인'(1937)은 두 차례의 보존처리를 통해 보존의 과정이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이서지(1934~2011), 육명심, 전상범(1926~1999) 등 작품 분야별 보존·복원에 관한 기록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C의 고민'에서는 보존과학자가 겪는 다양한 고민을 시각화 한다. 특히 TV를 표현 매체로 사용하는 뉴미디어 작품들의 복원 문제에서 새로운 기술과 장비의 수용 문제를 다룬다.

`C의 서재'에서는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인문학적 지식 배경을 갖춘 보존과학자 C의 감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소설을 비롯해 미술, 과학 도서 등의 자료들을 함께 배치했다. 또한 전 국립현대미술관 보존과학자인 강정식, 차병갑, 김겸의 인터뷰 영상을 소개해 보존과학자로서의 일과 삶을 살펴본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같이 미술품의 생명을 연장하고 치료하는 보존과학자의 다양한 고민을 시각화한 흥미로운 전시”라며 “하나의 작품을 보존·복원하기까지 작가와 작품 등 다양한 관계에 대한 연구와 담론, 실재와 상상의 경계 사이에서 보존과학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존과학자 C의 하루' 전은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korea)을 통해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 영상은 김유진 학예연구사의 설명과 생생한 전시장을 담은 녹화 중계로 7월 2일 오후 4시부터 30분간 진행된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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