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다운 세대
락다운 세대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0.06.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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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석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국제노동기구(ILO)가 코로나19로 `락다운 세대' 출현을 예고했다. 코로나19가 청년층 고용과 교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면서 락다운(봉쇄) 세대(lockdown generation)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ILO는 보고서를 통해 청년층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사회 경제적 주요 희생자로 규정했다. 교육과 훈련의 중단, 고용과 소득면에서의 손실, 구직 어려움 심화 등 다양한 충격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일생 동안 이어질 상흔을 입을 위험에 처해 있고, 이는 `락다운 세대'의 출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즉각적인 조치가 없으면 바이러스 유산이 수십년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모든 국가가 청년층의 고용과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새로운 사회현상이다.

우리 사회의 관련 지표들도 암울하기만 하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성장위축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보고서를 통해 경제성장률 1%포인트 하락시 취업자 수는 45만1000명이 감소한다고 했다.

경기침체 시 실업률 증가폭은 경기상승 시 실업률 감소폭의 2배가 넘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고용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경제위기상황에서는 청년, 여성 등이 취약계층이 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용현장에서 이들이 취약계층으로 인식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청년실업문제는 심각했다.

두 자녀를 둔 A씨는 자녀가 대학을 졸업한지 3~4년 가량 됐지만 취업을 못했다. 자녀들이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어 취업은 기약이 없다. B씨는 취업 걱정에 자녀가 3년째 대학졸업을 유예하고 있다. 졸업자를 선호하지 않는 기업의 고용패턴 때문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 실업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파고까지 덮쳤다.

코로나19 영향은 즉각 고용시장에 반영됐다. 올 상반기 대기업 4곳만 신입사원시험을 치르고 있다. 예년같으면 10곳이 넘는 대기업이 시험을 치렀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고용시장이 호전된다는 보장이 없다. 코로나 파고가 이제 시작점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가 각종 청년실업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신통치 않다. 고요시장의 한파가 꺾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ILO가 예고한 `락다운 세대' 출현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누적된 청년층의 실업이라는 사회적 문제는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코로나까지 겹쳤다. 취업에 목말라하는 청년들은 코로나로 더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젊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채 지쳐가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이 코로나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정부나 지자체의 특단의 실업대책이 없다면 우리 세대는 젊은 세대에게 `락다운 세대' 라는 지을 수 없는 낙인을 남겨줄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 정책을 정부와 지자체에서 쏟아내고 있다. 분야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우선시돼야 할 것이 있다. 젊은층 실업대책이 그것이다.

ILO가 코로나는 어느 집단보다 젊은층을 빠르게 강하게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했다.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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