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프로젝트
1달러 프로젝트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0.06.0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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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영화 속 주인공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 천재이자 괴짜 벤처 투자가인 일론 머스크(Elon Musk, 미국·49)가 또다시 일을 냈다.

사상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Crew Dragon)'을 국제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 쏘아 올렸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제작한 팰컨9 로켓은 31일 크루 드래건을 탑재한 채 미 케네디 우주센터의 39A 발사대를 떠나 이튿날인 1일 오전 ISS에 도착, 도킹에 성공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은 본격적으로 민간 우주 탐사 시대의 막이 올랐음을 의미한다. 또 머스크가 꿈꾸던 화성 식민지 프로젝트의 성공을 예감하게 해준다.

머스크는 오래전부터 화성에 인간이 거주하는 미래를 꿈꿔 왔다. 머스크는 2017년 과학 학술지에서 논문을 통해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 것”이라고 천명했다.

인류가 지구라는 한 행성에서 머물지 않고 화성, 나아가 다른 행성에까지 오갈 수 있게 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인류의 멸종에 대비하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머스크는 인류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나는 지구에서 영원히 살면서 그대로 멸종하는 것이고, 다른 하다는 우주 여러 행성에서 번성하며 다행성종이 되는 것이다. 그는 후자를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무려 18년 전인 2002년에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하지만, 순탄치는 않았다. 2002년 머스크는 자신이 창업한 페이팔의 성공으로 1억7000만달러(2100억원)를 거머쥐고 우주 개발 프로젝트를 떠맡을 스페이스X를 설립했으나 초기 10여 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파산 직전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숱한 부침이 있었지만 그의 스페이스X는 결국 일을 냈다. 2018년 팰컨해비의 발사 성공에 이어 지난해 3월 세계 최초의 민간 유인 궤도 우주선인 드래곤 V2의 무인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며, 드디어 이번에 민간 유인 우주선을 ISS에 안착시켰다.

괴짜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는 머스크의 오늘날의 성공(아직 미완성이지만)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창업하기 전, 청년 시절에 그 유명한 `1달러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이른 바 `일론 머스크의 욕구 실험'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하루를 1달러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는 창업을 앞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망하면 어떻게 하지, 가난한 삶을 버틸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중 그는 곧바로 1달러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대형마트에서 냉동 핫도그와 오렌지 30달러 어치를 사왔다. 그리고 컴퓨터를 끼고 한 달 동안 매일 그것들만 먹고 생활을 했다. 돈이 없는 삶이 어떠한지를 직접 체험해 본 것이다. 한 달을 지내보니 살만 했다. 불편했지만 별로 큰 스트레스는 아니었다는 것을, 컴퓨터만 있으면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어떻게 되든 (망해도) 한 달에 30달러는 벌겠지'라고 생각한 그는 곧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1억7000만달러를 안겨 준 페이팔의 성공 신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먼 훗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1달러 프로젝트는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었어요. 스스로를 한계된 상황에 넣어봐야 답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 덕분에 어디서든 원하는 걸 하면 된다는 확신을 얻었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은 한 청년의 도전이 우리를 화성으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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