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이라는 단어에 맞게 돌아 가보는 건 어떤지
체육이라는 단어에 맞게 돌아 가보는 건 어떤지
  • 문대호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지도자
  • 승인 2020.05.2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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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대호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지도자
문대호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지도자

 

우리는 스포츠와 체육을 항상 같은 맥락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체육이란 단어는 스포츠와는 다른 하나가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경쟁'이라는 단어다. 여기서 체육과 스포츠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자. 체육이란 일정한 운동을 통하여 신체를 튼튼하게 단련시키는 일 또는 그런 목적으로 하는 운동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스포츠란 경쟁과 유희성을 가진 신체 운동경기의 총칭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처럼 체육과 마찬가지로 신체적 활동을 기반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지만 여기에 하나 더 `경쟁'을 가진 신체 운동경기라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대회마다 경쟁을 하면서 대회명은 항상 00`체육'대회, 00전국`체육'대회 라고 지칭해왔었다. 그러면서 1~3등에게만 상을 수여하고 그 외 나머지 참가팀은 외면받는 것이 십중팔구였다. 이러한 경쟁심리가 우리의 정서에 뿌리내려 있다 보니 우리는 사회에 나와서도 직장동료와 `함께'라는 생각보다 `내가 먼저'라는 인식의 경쟁심리를 지니게 된다. 그러다 보니 소속감보단 어떻게든 잘 보여서 승진을 하려거나 이곳저곳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치중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러한 현상이 늘어나다 보니 2~3년 사이로 직장을 자주 옮기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잡호핑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까지 하였다.

이런 사회의 시작은 어린 시절부터 세뇌된 경쟁구도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학생 때만이라도 체육대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반가운 친구들과 함께 체육을 하며 1~3등 한 친구에겐 축하를, 그 외 참가한 친구들에겐 격려와 칭찬을 해주는 문화로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

이러한 생각을 하던 중 매년 충북에서 열리는 충청북도소년체육대회에는 별도의 특수학교(급)부가 있으며 종목은 보치아, 수영, 육상 등 10종목이 있다. 이 특수학교(급)부를 스페셜 올림픽처럼 개최하는 건 어떨까. 스페셜 올림픽은 경쟁과 승패보다는 선수들의 도전과 노력에 의의를 두어 1~3위 입상자 외 참가자 전원에게 리본을 달아준다.

개그 유행어 중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처럼 우리나라는 항상 순위가 중요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자라나는 우리 장애학생들에게만이라도 1등만 기억하는 대회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 축제의 장인 대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러면 여기서 선수발굴을 어떻게 하냐는 의문을 제시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등수가 없는 건 아니다. 등수는 나누되 등수 외 참가한 학생들에게도 기념이 될 무언가를 선물함으로써 체육대회가 좋은 기억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기억으로 자리 잡은 대회의 나날이 지속하면 참가인원이 늘어날 것이고 늘어난 인원수만큼 지도자가 찾는 학생선수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애학생들이 맘껏 뛰고 땀 흘릴 수 있는 공간, 대회가 전국적으로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 친구들이 맘껏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체육'대회를 충북에서 만들어 주는 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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