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자연이 주는 행복한 일상을 담다
사계절 자연이 주는 행복한 일상을 담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5.28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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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마야사 주지 현진 스님 11번째 산문집 출간
개원 8주년 기념 … `꽃을 사랑한다' 총 47편 수록

 

“꽃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건 그때를 달리하여 피기 때문이다. 인생이 신비로운 것도 사람마다 지닌 개성과 재주의 쓰임새가 다른 까닭이다. 누구에게나 절정의 때는 따로 있다.”(꽃을 사랑한다 중에서)

비가 온다고 바람이 분다고 불평하는 꽃은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간과 자연의 흐름 속에서 다만 자신의 일을 할 뿐이다. 그래서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 꽃은 다 예쁘다. 다만 그 꽃이 피는 시기와 계절이 다를 뿐이다. 그 어떤 날이었든 그 모든 날들은 우리 인생의 아름다운 날이다. 이미 지나간 날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으므로 더 눈부신 날이 아닐 수 없다. 비가 오고 바람 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속에서 함께 존재했기에 모든 날이 눈부셨던 축제인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보고 싶어하는 청주 마야사 주지 현진스님이 11번째 저서로 산문집 `꽃을 사랑한다'를 출간했다.

꽃과 바람과 별과 달빛,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관심 두지 않으면 의미 없는 것들을 사랑하는 현진스님은 이번 책에서 보고, 느끼고 있는 그대로를 책장마다 옮겨 놓았다.

봄이면 꽃을 심고, 여름이면 김매고, 가을에는 바람에 휘날리는 낙엽을 쓸어내고, 겨울이면 살을 에는 추위 속에 다음해 봄을 기다리는 평범한 생활 속에서 문득 깨닫는 생의 아름다움을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스님의 삶처럼 담백하게 녹아냈다.

현진 스님은 책을 통해 비바람을 견디고 피어나는 꽃, 그 찰나의 순간에서 백 마디의 법문보다 절절히 와 닿는 부처의 법음을 느낄 수 있음을 전한다.

저자는 “오늘의 봄날을 다시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기연(奇緣)인지 깨닫는다면 우리에겐 다툴 시간도 불평할 여유도 없다”며 “오직 빛나는 삶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조계종 제5교구 말사인 청주 마야사 개원 8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이번 산문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분류해 자연이 주는 행복한 일상을 수록했다.

1부 `봄·먼 데서 바람이 바뀌어 분다' 편에서는 색이 툭 터진다, 봄 소식은 삶의 무게를 위로한다 등 12편이, 2부 `여름·나는 지금 풀과 씨름하고 있다' 편에서는 달빛을 매번 마주하니 가난하지 않다 등 12편이 각각 수록됐다.

3부 `가을·도토리 몇 개가 떨어졌다' 편에서는 꽃은 핀다 사람이 보더라도 보지 않더라도 등 12편이, 4부 `겨울·오후 내내 다실 공간을 정리했다' 편에서는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를 뿐이다 등 11편이 실렸다.

현진스님은 `해인' 편집위원과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8년 전 마야사를 창건해 꽃과 텃밭을 가꾸며 지내고 있다.

저서로는 `산 아래 작은 암자에는 작은 스님이 산다', `좋은 봄날에 울지 마라' 등이 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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