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
  •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0.05.25 2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현대인들에게 글의 중요성은 많은 곳에서 깊게 뿌리 내리고 있다. 업무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친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에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점을 매 순간 느끼며 살고 있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정확한 의도, 감정 등을 글로 명확히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말한 계획안들이 말로 이야기할 때는 좋은 계획이었는데 계획안을 글로 작성하는 순간 매우 초라해지는 순간의 경험이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도서`회장님의 글쓰기'(강원국 저)는 기업에서 17년, 청와대에서 8년간 글쓰기 일을 맡았던 저자의 경험을 담고 있다. 글 잘 쓰는 비결은 무엇일까? 책에서의 글 쓰는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수많은 연습이다. 연습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어떤 글이든 계속해서 쓰고 또 써 보는 것이다. 수많은 습작의 과정과 그것에 대한 퇴고의 되풀이 과정을 거쳤을 때 비로소 좋은 글이 나온다는 것이다.

둘째, 글쓰기의 기본기는 생각이다. 생각하는 습관과 훈련이 중요하다. 모든 사물과 현상을 볼 때 다양한 생각을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그것을 서로 이야기하며 나누는 상호작용을 통해 좋은 생각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다져진 생각이 글로 표현되었을 때 창의적이고 좋은 글이 완성된다. 독창적인 글을 쓰고 싶다면 저자는 “많은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하라”고 말하고 있다. “독창적인 생각이란 것도 곰곰이 따져보면 누군가에게 듣거나 대화한 내용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엔 관계 안에서의 상호작용이 창의성을 만들어낸다.

이 책에 특이한 점이 있다. 제목은 글쓰기지만 많은 부분이 직장 생활의 처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읽기에 따라선 자기계발서처럼 느껴질 정도의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글쓰기 책에서 처세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저자는 “글쓰기의 기본은 소통 속에서 출발하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수많은 습작과 퇴고의 과정을 통해 나온 글이라고 해도 읽는 사람들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다거나, 읽는 대상이 누군지 파악하지 못하고 쓴 글은 죽은 글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독자는 초등학생인데 중학생이 읽어도 어려울 정도의 글을 썼다면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좋은 글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글쓰기의 완성을 독자와 저자의 소통 속에 완성된다고 말하고 있다. 회장님의 글쓰기를 잘하려면 회장님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회장님과의 소통이 중요하고 회장님과의 소통은 결국 직장 생활에서의 처세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좋은 글이란 물리적으로는 수많은 사고와 생각을 담은 습작의 과정에 화학적으로 다양한 소통의 과정이 더해져 가장 좋은 글이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만 더 보태고 싶다. 물리와 화학적 반응의 합에 공감이라는 감성을 불어 넣는다면 영혼이 살아있는 진정성 있는 글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