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약발 안 듣는 `대학 상권'
재난지원금 약발 안 듣는 `대학 상권'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5.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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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권 대학, 코로나 탓 대부분 1학기 온라인 수업 대체
9월부터 2학기 개강 … 재난지원금 사용은 8월말로 한정
신용대출 받고 알바생 줄이고 … “차라리 문 닫는 게 낫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이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면서 서원대 후문에 위치한 분식집이 텅비었다. /김금란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이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면서 서원대 후문에 위치한 분식집이 텅비었다. /김금란기자

 

정부가 곳간 문을 열어 긴급재난지원금을 풀었지만 대학가 상권은 코로나 보릿고개로 허덕이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20일 고3을 시작으로 유·초·중·고의 순차 등교를 추진하고 있지만 대학가는 사정이 다르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충북 도내 많은 대학이 1학기 전면 온라인 수업을 결정하면서 대학가 상권은 사실상 2학기가 시작하는 9월이나 돼야 학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학가 상권은 8월 말까지 휴면기나 마찬가지다.

여기에 외지 학생 비율이 높은 대학의 경우 정부가 가구당 최대 100만원을 지원한 긴급재난지원금도 지역 제한으로 사용할 수 없는 데다 기금 사용 시한이 8월말까지로 한정돼 지역 학생들의 지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원대학교 후문에서 부모와 함께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올해같이 힘든 상황은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매출이 줄면서 A씨는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문제는 배달업체 서비스 이용료로 매달 8만8000원과 배달할 때마다 음식값의 6.5%를 수수료로 지출하다 보니 배달 전보다 손에 쥔 이윤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배달을 시작하면서 그나마 식당을 찾던 손님들도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 매출은 더 하락했고 결국 생활비 충당이 어려워 최근엔 소상공인에게 지원되는 신용대출로 2000만원을 받았다.

A씨는 “나의 가족과 부모님 등 6명이 분식집을 운영해 먹고사는 데 올해 같으면 차라리 문 닫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문을 열어도 생활비조차 벌기 어려워 오죽하면 신용대출을 난생처음 받았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대학가 PC방도 긴급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돼 정부의 지원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130석 규모를 갖춘 대학가에서 4년째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올해 1월 1억7000만원을 들여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

B씨는 “예전에는 학기 중엔 오후 1시 이후 90% 이상 좌석을 채우고 아르바이트 대학생도 6~7명 채용했지만 요즘엔 오후에도 30여석 채우는 실정이라 아르바이트도 절반으로 줄였다”며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도 PC방은 배제돼 정부의 지원금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청주대 중문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C씨는 커피 배달 서비스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

C씨는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커피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2학기 개강 전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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