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없는 윤달' 대전정수원 화장터 예약 폭주 … 잠 못 이루는 후손들
`손없는 윤달' 대전정수원 화장터 예약 폭주 … 잠 못 이루는 후손들
  • 한권수 기자
  • 승인 2020.05.24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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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설관리公 희망일 한달전 `오전 0시 인터넷 접수'
하루 16구 자리 놓고 동시접속자 2천명 매일 밤 뜬눈

음력 윤달이 시작된 23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대전정수원 화장터 예약은 별따기 보다 어렵다.

특히 일반시신 보다 기존 묘를 개장해 화장하는 개장유골 화장 예약은 넘치는 수요로 예약이 불가능할 정도다.

윤달은 `손이 없는 달' 이라 해서 무탈하게 조상 묘를 개장하는 사례가 많아 화장장은 물론 장묘업체가 특수를 맞는다.

대전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대전정수원은 화장시설이 총 10기로 평소 7기는 일반화장을, 2기는 개장유골을, 나머지 1기는 예비 시설로 하루 36구를 화장할 수 있다.

윤달기간에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평소 화장로 운영을 4회차에서 5회차로 늘렸다.

5회차 때는 총 10기 중 9기는 개장유골로 화장을 진행해 평소 7구에 더해 하루 총 16구의 화장이 가능하다.

화장 예약은 한달 전부터 가능해 윤달기간 예약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

하루에 16구만 화장이 가능한데다 윤달 특수를 맞아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화나 방문이 아닌 인터넷만 가능한 예약시스템이 희망일 한달 전 자정부터 오픈돼 예약자들이 밤잠을 못자고 매일 컴퓨터 앞에서 대기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자정 예약 시간에 맞춰 동시 접속자가 2000여명에 달해 `예약완료' 화면을 누르고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결과가 나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로 예약이 불가하다.

현재 자정에 예약화면이 열리는 시스템 보다는 낮이나 자녁 등 다른 시간으로 정해 이용자의 불편과 짜증을 다소나마 해소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특히 계획했던 일정대로 화장예약을 하지 못하면서 조상 묘의 개장 일정을 약속했던 장묘업체와의 계약을 취소하는 등 불편이 크다.

이처럼 개장유골의 화장이 몰리는 것은 약 3년 마다 찾아오는 윤달은 예로부터 `썩은 달' 이라고 해 불경스러운 행동도 신의 벌을 피할 수 잇다고 전해져 개장유골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개장유골 화장을 계획한 이모씨는 “인터넷 예약 시스템은 개장유골을 희망하는 날 1개월 전에 신청받아 윤달에는 예약이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수요자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이 꼭 필요하다” 고 분개했다.

대전시설관리공단은 현재 시설로는 한계가 있으며, 윤달·청명·한식 등 특수한 날을 제외하면 개장유골 화장 수요가 적어 일시적으로 화장로를 증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개장유골 화장 수요가 겹쳐 민원이 속출하고 있지만 대전추모공원에 장사종합단지가 완공되기 전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어 2031년에나 개장유골에 대한 화장 수요가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 한권수기자
ksha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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