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의 시대
코로나19 이후의 시대
  • 박경전 원불교 청주상당교당 교무
  • 승인 2020.05.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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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박경전 원불교 청주상당교당 교무
박경전 원불교 청주상당교당 교무

 

지금은 코로나 19의 시대이다. 우리의 일상은 코로나 19의 상황에 따라 통제되고 있다. 코로나19의 발병 초기에는 국가와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했다. 대한민국은 많은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대처를 한 것으로 판명이 났다. 국민 역시 질서와 양심을 지키며 수준 높은 대처를 보여줬다.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 발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다시 혼란에 빠지기도 하였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를 생각해야 한다. 백신이 나오고 전 세계에 더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 다른 전염병이 나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사태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개인의 이기적인 행동이 사회에 어떤 혼란을 초래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는 공동체 의식과 도덕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내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길이다. 개인의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은 스스로의 건강을 위한 일이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의 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원불교에서는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말이 있다. 나에게도 이롭고, 타인에게도 이롭다는 말이다. 어떠한 행동을 할 때 그 기준이 자리이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의 위생은 이제 개인만의 영역이 아니다.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공동체를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희생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나에게 좋은 일을 하는데 그 일이 공동체에도,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일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마스크도 하지 않고 밀접접촉을 할 수밖에 없는 유흥 장소에 가는 것은 명백한 도덕성의 결여이다. 나 하나쯤 질서와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사고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는 시대이다. 나 하나로 지역사회와 나아가 국가와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지고 돌이킬 수 없는 불행에 이를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 동선이 실시간으로 게시되는 시대이다. 혹자는 사생활 침해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인류의 생명이 걸린 문제 앞에서 주저하고 머뭇거릴 정부는 없다.

나의 사생활이 투명하게 보여지는 시대라 해서 절망할 필요는 없다. 떳떳하면 되는 것이다. 나의 도덕성에 위반되는 곳에 가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 언제 누군가에게 전염이 되어 발병할지 모르는 세상이다. 언제라도 떳떳하게 내 동선을 밝혀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적어도 스스로의 도덕성에 위반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원불교의 소태산 대종사는 희망이 없던 일제 치하 식민지 시절에 한국의 운명을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직도 미비한 점은 앞으로 더욱 발전을 보게 되려니와, 정신적 방면으로는 장차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 제일가는 지도국이 될 것이니, 지금 이 나라는 점진적으로 어변성룡(魚變成龍)이 되어가고 있나니라.”

성현의 예언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로 분명히 보았다. 한국은 충분히 세계의 정신의 지도국이 될 수 있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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