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사치업 지정, 골프장·탁구장·당구장 "우리도 영세상인"
유흥사치업 지정, 골프장·탁구장·당구장 "우리도 영세상인"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5.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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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까지 전국 가구 84% 재난지원금 수령
동네마트·편의점 등 골목상권 특수 누려

재난지원급 지급 이후 소상공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통적 골목상권으로 불린 소규모 소상공인, 편의점 등 자영업자들은 재난지원금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지만, 대형마트 입점 상인이나 유흥사치업종은 울상이다.



21일 정부와 중소·소상공인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국적으로 1830만여 가구가 긴급재난지원금 11조5203억원을 받았다. 전체 가구의 84.3%에 해당한다. 신용·체크카드와 선불카드로 받은 재난지원금은 8월31일까지 약 3개월간 사용해야 한다. 이때까지 다 못 쓰면 잔액은 정부가 환수한다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소상공인 업계에서도 단비가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선 동네마트, 편의점 등은 재난지원금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각종 식품이나 생활용품을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기존에 편의점에서 잘 판매되지 않았던 기저귀 등 매출이 급증하고, 고가 상품인 와인·양주 등도 판매량이 늘었다.



반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금지된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유흥업소 등은 울상이다. 특히 대형마트에 입점해있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다.



유흥사치업종으로 분류된 스크린 골프장, 탁구장, 당구장 등의 업종은 재난지원금 사용제 해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제한 업종에 포함돼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자영업자들이 있다"며 "유흥사치업종에는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영세 사업자들이 많이 분포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총련은 "이들은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매출이 회복되고 있는 다른 자영업자를 보며 한숨을 쉴 수 밖에 없다"며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구업계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초 상당한 특수를 기대했지만 이케아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면서 상당수 소비가 이케아에서 이뤄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다. 실제로 이케아, 한샘 등 가구업계 회사들의 매출은 5월 중순 들어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침대, 소파, 책상 등을 판매하는 가구 대리점을 중심으로 5월 셋째주 매출이 둘째주와 비교해 40% 가량 올랐다. 매출 증가가 재난지원금 소비인지는 공식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재난지원금이 본격적으로 시중에 풀리던 시기와 매출 증가가 겹치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일명 '비메이커'라고 불리는 동네 가구대리점이다. 한국가구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샘 이영식 부회장이 재난지원금의 이케아 사용을 놓고 연일 문제를 지적하는 이유도 동네 영세 가구업체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부분이 크다. 소비가 이케아, 한샘 등의 대형가구 업체에 몰리면서 영세업자들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재난지원금 사용처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문제를 공감하고 있다. 박 장관은 18일 재난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논란을 묻는 질문에 "가급적으로 소상공인에 직접 (들어가도록) 지원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은 기본적으로 소비진작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골목상권 등에 대한 지원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시행되는 정책"이라며 "되도록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에게 흘러들어가도록 운영되어야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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