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일만에 문 열린 학교 … 고3 학생 안전등교 대작전
79일만에 문 열린 학교 … 고3 학생 안전등교 대작전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5.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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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부터 발열 체크·손 소독·거리 두기 준수 철저
교실서도 1m 간격 유지·칸막이 설치 식당서 식사
교사·학생, 반가움속 긴장감 … 대입 준비 고충 토로
학생 17명 이상증세 … 16명 진단검사·1명 귀가조치
(왼쪽) 20일 올해 첫 등교에 나선 청주 서원고등학교 고3 학생들이 발열확인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있다. (오른쪽) 청주 봉명고등학교 학생들이 한 방향으로 앉아 조용히 급식을 먹고 있다. /뉴시스
(왼쪽) 20일 올해 첫 등교에 나선 청주 서원고등학교 고3 학생들이 발열확인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있다. (오른쪽) 청주 봉명고등학교 학생들이 한 방향으로 앉아 조용히 급식을 먹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여파로 등교 개학이 수차례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20일 고등학교 3학년이 첫 등교 수업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등교 개학을 한 것은 79일 만이다.

오전 7시30분부터 등교가 시작된 청주 봉명고 교정엔 오랜만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예전 같으면 학생들과 손바닥을 대고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등을 두들겨주었겠지만 코로나는 사제간의 악수도 허락하지 않았다. 장기간 학교를 등교하지 못했음을 증명하듯 학생들의 옷차림은 춘추복, 하복, 체육복, 사복 등 제각각이었다.

이 학교는 학교 정문에서 열화상 카메라가 놓인 중앙 현관까지 1미터 거리두기를 유도하기 위해 실외 바닥에 1미터 간격으로 흰색 하트를 그려 놓았다.

교실에 들어서기까지 학생들은 1미터 간격으로 그려진 하트에서 대기했다. 중앙현관 앞에 도착하면 1차 손소독을 하고, 현관문을 들어서면 발열 확인을 위해 설치한 열화상카메라를 통과해야 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등교 행렬은 8시 30분 마무리됐다.

이 학교 3학년 남윤수 군은 “등교가 계속 연기돼 많이 불안했다”며 “등교 개학을 해 친구도 만나 좋기는 하지만 대입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이다 보니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급식실에서도 거리두기는 유지됐다. 학생들은 마주 보지 않고 일직선으로 앉거나 친구와 마주앉길 원하는 학생들은 아크릴 칸막이가 설치된 식탁에서 마주 보고 식사를 했다.

봉명고 김명철 교장은 “교사들이 가르치고 상담하는 업무보다 방역에 신경을 더 써야 하는 게 걱정”이라며 “1, 2학년은 격주 등교를 하기 때문에 그나마 수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양청고는 이날 학교 정문과 중앙 현관에 `그대들이 있어 학교가 아름답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게시해 학생들의 등교를 축하했다.

학교에서는 수험생활에 필요한 컴퓨터 사인펜, 수정테이프와 음료수를 전달했고,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는 준비한 떡을 나눠주었다.

진천 광혜원고는 각 반 담임교사들이 따뜻한 말마디를 담은 환영선물을 준비해 학생들에게 건넸다.

충북에서는 이날 특수학교 포함, 일반고(특목고 포함) 58개교 385학급, 특성화고 26개교 163학급, 특수학교 10개교 21학급 등 모두 94개교 569학급이 개학을 했다. 학생 수 6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인 단양 가곡초 등 초 13개교, 중학교 2개교 등 소규모 학교 15개교도 이날 등교 개학을 했다.

도내에서는 이날 9개 학교에서 학생 17명이 이상 증세를 보였다(오후 6시 기준). 이들 중 1명은 발열이 없어 귀가조치됐고, 나머지 16명은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한 뒤 방호복을 착용하고 의료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단 검사를 마쳤다.

도내 고3 학생 1만3737명 중 1만3452명이 등교하고,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건강상 이유로 출석을 인정받은 233명을 포함해 99.6%의 출석률을 보였다. 결석자는 모두 52명이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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