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 사진에 절 올리며 인증샷 코로나 사태 `단톡방 제사' 신풍경
제사상 사진에 절 올리며 인증샷 코로나 사태 `단톡방 제사' 신풍경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5.19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태원발 코로나 확산 SNS로 비대면 제사
사진·동영상으로 제사 장면 공유 “색달라”
가족·친지에 “고생하셨다” 전화로 대체도

“제사 시작합니다. 모두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광주가 고향인 직장인 이모(33)씨는 지난주 제사를 SNS로 지내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큰집인 자기 집에서 제사상을 차려놓고 사진을 찍어서 가족들 단체 카카오톡방에 올리면, 작은집 사촌동생들이 절하는 인증샷을 찍어서 올리는 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이처럼 제사마저 온라인으로 지내는 이색적인 풍경이 포착됐다.

19일 이씨는 “부모님의 아이디어였다. 친척들은 대부분 서울과 경기도에 살아 제사나 명절에만 모이는데, 이태원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이번엔 모이지 않고 이렇게 제사를 지내기로 했다”며 “얼굴을 못 봐서 아쉽지만 이렇게 사진과 카톡으로라도 함께하니 제사를 지내는 기분이 느껴져서 색달랐다”고 말했다.

인터넷에는 코로나19 우려로 인해 제사를 생략하거나 이씨처럼 SNS를 통해 비대면으로 치르는 집들이 눈에 띄었다.

울산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도 지역카페에 온라인으로 어머니 제사를 지낸 사연을 공유했다.

이 네티즌은 “코로나로 누님과 친인척분들께 오지 말라고 했다. 오후 10시 반 제를 올리고 사진을 찍어 전송해드렸다”며 “아이들이 동영상을 찍어 친척과 누님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해드리고 무사히 어머님 제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저희는 제사가 4월1일이었는데 대구에서 지내기에 참석을 못했다”며 “카톡 사진만 받았다”고 했다.

한 주부는 블로그에 “지난달 시댁 제사였는데 어머니가 전화로 `코로나19가 심각하니 이번 제사는 너희끼리 지내라'고 하셨다”며 “제삿상을 차리고 어떻게 제사를 지냈을지 궁금해하실 시어머니께 영상통화를 한 후 동영상을 찍어 시댁 식구들에게 전송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조용한 제사를 보내고 나니 아쉬움이 남는다”며 “온 가족이 모여 얼굴을 맞대고 모일 수 있는 것이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제사를 생략하거나 가족모임을 하지 않는 집들도 있었다.

세종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33)씨가 그런 경우다. 그는 이달 초 제사가 있었지만 제주도 고향집에 가지 않았다.

이씨는 “원래 같으면 제주도 부모님 댁에서 제사를 지냈는데 딸이 10개월이어서 부모님이 오지 말라고 하셨다”며 “그래서 제사를 준비하는 가족과 친지에게 `고생하셨다'는 전화통화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