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참극 … 달리는 시한폭탄 `졸음운전'
또 참극 … 달리는 시한폭탄 `졸음운전'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5.19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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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 사상 중부내륙고속도로 6중 추돌 원인 추정
3년간 고속道 교통사고의 69.4% 졸음·주시 태만
치사율 음주운전의 3~4배 … 충분한 휴식이 최선책

`눈 깜빡하는 순간 쾅!'

지난 18일 오후 1시 10분쯤 괴산군 장연면 중부내륙고속도로 하행선(206.5㎞ 지점) 추점터널 인근.

차량 정체로 서행이 이뤄지던 고속도로 위에서 6중 추돌이 발생했다. 2차로를 달리던 14.5t 화물차(운전자 이모씨·34)가 앞서가던 1.2t 트럭과 1차로 상에 있던 SUV를 잇따라 들이받은 사고다.

사고 충격으로 SUV가 앞으로 밀리면서 연쇄 추돌이 일어났다.

화물차 운전자 이씨는 경찰에서 “점심을 먹고 운전을 하다 잠깐 졸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로 SUV에 타고 있던 A씨(44)와 B씨(38)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다른 차량 탑승자 10명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도로 위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졸음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피로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 위험천만한 행위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졸음운전 사고 상당수는 고속도로에서 일어난다. 일반도로와 달리 신호가 없는 데다 노선까지 단조로워 장시간 운전 시 졸음이 올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물론 빠른 속도로 달려야 하는 도로 특성상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19일 도로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는 617명이다. 이 중 428명(69.4%)은 졸음·주시태만이 원인인 사고로 생을 달리했다.

졸음운전은 무리한 운행이 주요 원인이다. 공단이 시행한 졸음운전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전체 조사 대상자(운전자 400명) 중 51.5%가 피로 누적을 호소했다.

조사 대상자 하루 평균 운전 시간은 7.1시간이나 됐다.

문제는 운전자 대부분이 졸음을 참으면서 운전대를 잡는다는 점이다. 졸음이 올 때 사전에 계획된 휴게소까지 참고 이동한다고 답한 운전자는 32.8%, 목적지까지 참고 운행한다는 8.5%나 됐다.

졸음을 참고 운전하는 이유로는 `시간에 쫓겨서(운행 일정)'라는 응답이 46.7%로 가장 많았다.

졸음운전 사고 예방 조건으로는 `충분한 휴식'이 꼽힌다. 특히 운행이 잦은 화물차(사업용) 운전자는 `2시간 운행 후 15분 휴식', `4시간 운행 후 30분 휴식'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시속 100㎞로 달릴 경우 4초만 졸아도 차량은 100m 이상을 간다”며 “졸음운전은 전방 돌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게 해 제동 없이 그대로 앞차를 추돌한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졸음운전 사고 치사율은 음주운전과 비교해 3~4배 가까이 높은 만큼 운전자는 졸음쉼터 등을 활용해 피로를 해소, 사고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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