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산! 자연과 대면할 수 있는 최상의 공간
우암산! 자연과 대면할 수 있는 최상의 공간
  • 김경중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
  • 승인 2020.05.1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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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경중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
김경중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

 

사람은 매일매일 자연생태계에 기반 한 생물을 먹어야 살 수 있다. 날마다 먹는 밥은 봄철 모판에 볍씨를 뿌리고 모내기를 하고 오랜 시간 관리를 통해 가을이 되어야 수확할 수 있는 식물의 열매이다. 반찬으로 오르는 닭도 자연생태계의 구성원인 식물과 사람들이 농사지은 곡물을 먹여 키워야 하는 동물이다. 인간은 매일매일 다른 생명에 기대어 살 수밖에 없는 존재다.

마을을 의미하는 한자 동(洞)은 같은 물을 먹는 사람을 뜻한다.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산다. 한 티비 프로에서 산속에 혼자 사는 자연인을 이야기하지만 그들 삶의 이면에는 도시에 가족이 있고, 장 보러가는 마을이 있다. 혼자 외떨어져 완전히 독립되어 사는 인간은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떨어진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 정도가 아니고서는 존재하기 어렵다.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에 있는 존재로 생명체에 들어와서는 생명을 갖지만 생물 밖에서는 무생물로 생물시험 문제에나 출현하던 존재였다. 이중 코로나-19가 인간의 특성을 적절히 이용하여 자신의 세력을 넓혀가며 바이러스계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사람들의 행동은 제약되었고, 교육에서는 온라인 교육, 비대면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환경교육은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생태계에서 뚝 떨어진 별다른 존재가 아니라 생태계의 구성원이고 떨어져 살 수 없음을 자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활동이다. 일정 부분 지식전달을 위한 비대면 교육도 가능하겠지만, 오감으로 느끼고 체험하기 위한 교육활동을 필요로 한다.

현재의 빠른 확산속도와 대응할 수단(백신, 치료제)이 전무한 상태에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서로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하지만 계절은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고 있고 고립을 힘들어하는 인간의 특성상 마냥 이런 상태로 지속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긴장을 완화해주는 것이 자연이다.

주말이 되면 청주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차량으로 붐비고 저녁이 되면 청주로 들어오는 차량으로 붐빈다. 대부분 어디 좋은 자연경관을 찾아 지친 마음을 돌아보고 오는 길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기오염이 발생하고 더 넓은 도로를 필요로 한다. 도심 내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환경이 있다면 외곽으로 나가는 일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청주를 대표하는 자연공간으로 우암산과 무심천을 손꼽는다. 무심천은 하상주차장, 하상도로를 최소화하고 자전거도로, 걷기길 조성 등을 통해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우암산에도 우암산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지만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한 기반 시설 조성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는 1974년 조성된 4.8㎞ 구간의 우암산순환도로의 기능을 사람이 걷기 좋은 길로 바꾸는 일이다.

제한된 도시공간은 시대에 따라 시민의 공공이익을 담는 그릇의 역할을 한다. 지난 시대 늘어나는 차량의 통행을 위한 도로가 그 시대의 요구였다면, 기후변화, 코로나-19의 시대는 자연환경과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요구하고 있다. 우암산 순환도로를 차량 중심의 도로에서 사람과 함께하는 길로 바꾸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비대면 교육은 확대되겠지만, 사람이 자연을 바로 이해하고 휴식을 얻는 자연과의 대면활동은 더욱더 확대되어야 한다. 우암산은 자연과 대면할 수 있는 도시 속 최상의 공간이다. 우암산 순환도로가 걷는 길로 바뀌면 청주시민의 삶의 질은 향상될 것이다. 더불어 생물종다양성이 보장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만들어온 사회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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