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두루뭉술한 확진자 동선 공개 `원성'
청주시 두루뭉술한 확진자 동선 공개 `원성'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5.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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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새 30대 동생 이어 언니도 양성 … 감염원은 미확인
접촉자 모두 확인 · 방문 업소 불이익 우려 실명 비공개
맘카페 등 “되레 불확실 정보 무분별 전파” 불만글 쇄도

청주에서 이틀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탓에 시민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방역 당국의 허술한 후속 조처를 놓고 비판 여론이 거세다.

청주시의 확진자 동선 공개가 허술한 데다 일관성조차 없다며 불만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17일 시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35)의 언니 B씨(38·상당구 용정동)도 양성이 나왔다.

B씨는 동생의 양성 판정 후 상당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검사를 받았다.

이들 자매는 지난 13일 성안길의 미용실과 다이소를 방문했다.

요가 강사인 B씨는 학원이 아닌 자택이나 수강생 집에서 수업했고, 증상 발현 이후 접촉자는 4명으로 파악됐다.

B씨는 15일까지 버스와 택시를 이용해 용정동 과일가게와 꽃집 등을 방문했다.

A씨는 지난 9~10일 전남 순천 친정집을 다녀왔다. A씨 가족은 귀갓길에 순천 황전휴게소를 들렀다.

이들의 감염원은 파악되지 않았다.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확진자 발생 사실을 접한 상당수 시민이 뿔난 까닭은 청주시가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확진자의 동선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시는 A씨의 13일 동선을 공개하면서 성안길 미용실과 성안길 잡화점으로만 명시했다.

B씨 이동 경로에서도 용정동 과일가게와 꽃집으로만 공개했다.

시는 해당 업소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을 모두 확인한 데다 실명 공개에 따른 업소의 불이익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업소 실명 비공개가 되레 불확실한 정보가 무분별하게 전파되는 원인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청와대 청원사이트에 이런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주의 한 맘카페(육아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청주시를 향한 불만이 쇄도했다.

카페 한 회원은 “일관성이 없다. 15번 확진자는 몇 번 버스를 탔는지 나오던데 16번 확진자는 `버스'라고만 나온다. 거주지도 15번은 상당구라고만 공개하더니 16번은 용정동까지 알려줬다”라면서 “왜 이렇게 뒤죽박죽 일관성없이 동선을 공개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다른 회원은 “미용실은 상호를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 (확진자나 미용실 직원들) 마스크를 썼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두루뭉술하게 알려줘 답답할 뿐”이라고 전했다.

청주시는 “확진자 이동 경로(공간)의 모든 접촉자가 파악되면 정부 매뉴얼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라며 “방문한 업소 등은 철저히 소독했으니 안심해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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