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력 유입 정주여건이 관건이다
전문인력 유입 정주여건이 관건이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0.05.17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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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지난 8일 다목적방사광가속기 청주 오창 설치가 결정되자 지역 부동산이 들썩거렸다. 오창지역 부동산 매물이 사라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가속기 유치에 따른 부동산 상승 기대심리 때문에 매물을 거둬들인 것이다. 8년 후에나 본격 가동되는데 벌써부터 지역이 들떠 있다. 1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가프로젝트 유치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케 했다.

대규모 국가프로젝트 유치 초기의 일시적 효과라는 시각도 있다. 2009년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때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당시 첨복단지는 5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메머드급 국가프로젝트였다. 유치 결정 초기 지역부동산이 반짝 상승하기는 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사광가속기 유치 효과도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에 국한된 것이지만 이 시점에서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 어떻게 해야 방사광가속기 유치 효과를 극대화시켜 지역주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해법은 가속기의 성공적 구축 운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수한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오창의 입지조건은 유치 경쟁을 벌였던 도시 중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주 여건이다. 전문인력 확보 때문이다. 방사광가속기 사업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문인력 확보 문제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충북은 국가프로젝트 사업 추진에 있어 인력확보 중요성을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과정에서 경험했다. 2009년 대구와 복수로 지정된 후 오송첨복단지에는 현재까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조성 초기부터 인력난에 시달린 것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예견됐던 인력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성과도 만족스럽게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계와 의료계는 지속적으로 오송첨복단지 활성화를 위한 정주여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과학의료계는 한해에 배출되는 1만명의 전문인력 상당수가 비취업 상태에 있어도 이들이 오송에 오기를 꺼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열악한 정주여건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송은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도시이다. 그럼에도 의료·교육시설, 문화공간 등이 열악하다.

오송에 우수한 정주여건 조성 계획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첨복단지 유치에 따른 전문인력양성 교육기관 유치 등 교육인프라 구축, 의료·문화여건 조성 등의 계획이 있었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만족할만한 정주여건을 조성하지 못하면서 오송첨복단지는 인력난을 겪었다. 오송첨복단지 유치 효과를 극대화시키지 못한 원인 중 하나가 정주여건 조성 문제였다는 점은 오창 방사광가속기의 성공적 구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주권의 정주여건이 10여년전 오송첨복단지 유치 당시와 비교할 때 크게 개선된 점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스마트도시를 추구하며 50만 도시를 목표로 하는 인접 신도시 세종시에 인구가 흡수되는 상황이다.

대규모 국가프로젝트 추진 초기부터 예상되는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 대처해야 한다. 오창 방사광가속기의 성공적 구축 운영은 결국 전문인력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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