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수요 미리 잡자”…선불항공권 벌써 100억어치 팔려
“포스트 코로나 수요 미리 잡자”…선불항공권 벌써 100억어치 팔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5.15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항공 선불항공권 판매 호조
업계 자금난 대책 중 하나로 관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힌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여객 수요를 노린 ‘선불 항공권’이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지난달 21일 선보인 선불 항공권은 현재까지 100억원어치 이상 판매됐다.
 
 대한항공의 선불 항공권은 목적지나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구매 가능하며, 추후 여정을 확정한 후에는 할인된 가격으로 필요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항공권이다. 코로나19로 다수 국제선 노선이 비운항 중인 가운데,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상품이다.
 
 선불 항공권은 구매 가격에 따라 향후 사용시 홈페이지 기준 운임에서 100만원은 10%, 300만원은 12%, 500만원은 15%의 할인율이 각각 적용된다. 실제 여행시 120만원짜리 일반석 좌석을 구매할 경우에도 10%가 할인된 108만원만 지불하면 되는 셈이다.
 
 유효기간도 일반 항공권보다 긴 2년이고, 유효기간 내 마음이 바뀌어 환불을 해도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된다. 선불 항공권 잔액은 다른 항공권 구매시 할인 적용을 받거나 전액 환불도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196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격적 조건의 선불 항공권을 판매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항공권 판매가 급감하자, 화물 부문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진 2분기 실적은 우려가 더 크다. 5월 현재 대한항공이 운항 중인 국제선 노선은 총 13개 노선(주간 55회 운항) 뿐이다. 다음달에는 2배 이상인 32개의 국제선 노선(주간 146회 운항)을 운항 예정이지만, 이 또한 평시 대비 20%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선불 항공권 판매 등 ‘포스트 코로나’ 수요를 노린 상품이 적자폭을 조금이나마 줄여줄 대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중에 이용할 항공권을 결제만 미리 해서 얻는 ‘조삼모사’식 매출이긴 하지만, 당장 한 푼이 아쉬운 항공사 입장에서는 묘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항공도 지난 4월28일부터 5월5일까지 구매포인트에 따라 최대 10% 추가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대한항공은 항공권을 미리 사면 싸게 살 수 있게 했고, 제주항공은 추가 적립으로 미래의 항공권 구매를 유도한 것이다.
 
 한편 대한항공 외에 다른 항공사들이 선불제 항공권 판매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다만 저비용항공사(LCC)의 주력 노선은 단거리 노선이고, 가격대도 대형항공사에 비해 저렴하며 이벤트도 잦았기 때문에 LCC에 대한 선불 항공권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