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 2개 층위' 충북 고유 특성
`상·하 2개 층위' 충북 고유 특성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5.13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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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월오동 고인돌群 지역문화유산 만들자
(중)고인돌群의 가치
지역 집단세력 거주 증거 … 문화적 역량 엿보여
부장품 비파형 동검 출토만으로도 가치 인정
지속적 문화재 관리·활용 등 보존 방안 필요
국가지정 문화재 가능성 … 2차 발굴조사 확대도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고인돌에서 부장품으로 출토된 동검 모습.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고인돌에서 부장품으로 출토된 동검 모습.

 

청주 월오동 고인돌군(群)은 또 하나의 지역문화유산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고유성과 역사성,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재로 그 가치가 크다. 형태적으로 볼 때 월오동 고인돌은 겹층으로 조성된 첫 사례다. 1차로 고인돌 군락을 이룬 후 흙으로 매몰하고 나서 다시 그 위에 고인돌을 쓴 상하 2개 층위의 유적이 전국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충북만의 고유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형식의 고인돌 출현도 학계가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화순의 고인돌은 덮개돌이 주를 이루고, 고창의 고인돌은 탁자식과 바둑판식이, 강화도 고인돌은 탁자식 형태지만, 월오동에서는 모든 형태의 고인돌이 발견되면서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 변천과정을 엿볼 수 있다.

또 우리나라 고인돌의 분포 중 유독 그 수가 적었던 한강과 금강 유역은 월오동 고인돌 발굴로 중부권의 선사시대 공백을 메우는 역사적 사료로의 가치도 높다. 기존의 고인돌이 일반적으로 능선 위나 하천 유역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발견되었지만, 월오동 고인돌은 하천변 협곡에 밀집된 형태로 조성돼 고유한 지역적 특성을 보여준다.

월오동 고인돌에서 부장품으로 출토된 비파형 동검은 그 자체로 유적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비파형 동검은 고인돌과 함께 우리나라 고대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유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다. 월오동에서 출토됨으로써 지역사 연구는 물론 한국 선사시대 연구에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지역 향토학자는 “그동안 충북은 소규모의 학술조사를 통해 독특한 인골이 나온 제천 청풍면 황석리 고인돌이나 대청댐 유역의 옥천 안터 고인돌 등이 확인됐지만 댐을 만들고 개발화가 진행되면서 대부분 훼손됐을 것”이라며 “고인돌이 청주에서 대규모로 발견된 것은 지역에 집단세력이 거주했다는 증거이면서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주는 유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의 중요 문화유산들이 개발사업에 밀려 지역의 역사가 소멸됐다”면서 “이러한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보존을 위한 규모와 방안 등을 투명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계나 전문가들도 월오동 고인돌이 선사시대를 다시 쓸만한 획기적인 유적이라고 평가한다. 고인돌군의 가치가 지역의 역사성 외에도 문화상과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임을 강조했다.

우종윤 한국선사문화원장은 “선사시대 유적인 고인돌군이 발견됐다는 것은 지역의 역사성은 물론이고 고유성과 정체성을 밝히는 중요한 사료”라며 “보존의 방법도 여러 가지다. 먼저 문화재로 지정받는 절차를 밟아 지속적인 문화재 관리와 활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래 강동대 교수는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월오동은 청동검까지 출토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을 만큼 가치가 있는 유적이다”며 “현재의 사업부지 외에도 발굴조사 지역을 확대해 2차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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