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안 해도 괜찮아
걱정 안 해도 괜찮아
  • 홍형기 수곡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20.05.1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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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홍형기 수곡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홍형기 수곡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시험에 합격하기 전에는 취업만 한다면 세상 걱정이 없을 줄로만 알았다. 도서관에서 행복한 미래, 걱정 없는 나를 상상하며 하루하루를 견디곤 했다. 하지만 합격의 달콤함을 누리는 것도 잠시뿐이었다.

합격 소식을 듣고 난 후 발령을 기다리며 나는 발령 전에 출근 장소와 교통 편, 업무를 알아볼 시간이 충분하게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나의 바람이었고, 임용식 하루 전에 당장 내일 시청 임용식에 오라는 문자를 받고 적지 않게 당황했다.

세상 걱정이 없을 줄만 알았던 나는 온데간데없어 졌고, 앞으로 있을 모든 일들이 걱정거리가 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의 임용식은 어땠는지, 첫 출근은 어땠는지, 어떻게 적응했는지, 같은 처지에 있었던 사회 초년생들의 경험담을 듣느라 휴대폰만 붙잡고 온종일을 보냈다. 다른 사람들의 정보를 알수록 앞으로 내가 잘해낼 수 있을지 근심은 더욱 늘어나기만 했다.

임용식을 끝내고 나니 이제는 어디에서 일하게 될지가 걱정이었다. 집으로 가는 버스정류장 근처 카페에서 고민을 털어놓고 있는데, 얼떨떨한 상태에서 구청으로부터 수곡1동 행정복지센터에 발령이 났다고 전화를 받았다. 익숙하지 않은 지역이라 수곡1동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분위기인지 다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다음날 구청 임용식이 끝나고 많은 걱정을 안은 채 사무실에 도착해 같이 일하게 될 분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걱정과는 달리 따뜻하게 잘 맞아주셔서 조금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나는 다시 주말 내내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들로 가득 차게 됐다.

그리고 다음날 인생 첫 직장으로 첫 출근을 했다. 잔뜩 긴장해 있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적응을 잘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걱정만 하고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나를 돌아보면 걱정을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본인이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모든 일에 대해 걱정을 안 할 수는 없지만 그 걱정 때문에 다른 일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이번 일을 통해 배우게 됐다.

발령받은 지 이제 두 달이 지났는데 걱정을 많이 했던 것과는 달리 정말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하게 돼 무척 기쁘다. 이번에 있었던 경험을 통해 걱정을 덜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새로운 곳,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는 것이 사회 초년생이기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같은 경험을 이겨낸 선배님들 덕분에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모두에게 짐이 되지 않게 열심히 배우고, 그리고 행복한 수곡1동을 유지하기 위해 작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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