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나의 선생님 “고맙습니다”
잊을 수 없는 나의 선생님 “고맙습니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5.13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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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제39회 스승의 날
윤건영, 김천식, 박재환
윤건영, 김천식, 박재환

 

위대한 인물 뒤에는 훌륭한 스승이 있다. 타고난 재능도, 예술적 소질도 찾아주지 않으면 그대로 묻힌다. 스승의 역할은 그래서 위대하다. 시각장애인인 헬렌 켈러도 그의 스승인 앤 설리번으로부터 “너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단다”라는 말을 듣고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했다. 15일은 제39회 스승의 날이다. 잊지 못할 선생님을 기억에서 꺼내볼 시간이다.

# 윤건영 청주교대 교수 “머리 쓰다듬으며 칭찬했던 선생님의 온기 잊을 수 없어”

청주교육대학교 18대 총장을 지낸 윤건영 교수(윤리교육과)는 보은 회인초등학교 시절 6학년 담임이었던 김영민 선생님을 잊지 못한다.

윤 교수가 기억하는 김영민 교사는 키가 크고 쟁반 같은 손바닥에서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었다.

김영민 교사는 칭찬할 때 제자의 머리 위에 한 손을 올려놓고 살살 흔들며 “건영아 참 잘했다”라는 말을 건넸다.

윤 교수는 선생님이 손바닥으로 전해주는 온기를 느끼고 싶어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2016년 총장 취임식에 선생님을 초청해 자신의 축사를 부탁하기도 했다.

윤 교수는 “학생들은 선생님의 눈빛, 손짓만으로도 하루 종일 행복해한다”며 “선생님은 평생 등대이고 생명과도 같다. 국가의 미래가 밝으려면 교사들이 존중받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천식 청주시청 문화체육관광 국장 “겸손을 배우게 한 선생님”

김천식 청주시청 문화체육관광 국장은 충북여고 1학년 담임이었던 김사성 선생님을 스승의 날이면 떠올린다. 국어과목을 담당했던 선생님은 급훈으로 정한 `겸손'을 직접 붓을 잡고 한문으로 써 게시해 놓았다. 43년 전 1학년 죽반 교실에 걸려 있던 급훈 `겸손'이라는 단어는 김 국장에게 삶의 나침반이 됐다.

김 국장은 지난해 겨울 단양에서 충북여고 2회 졸업생 여러 명과 함께 가진 선생님과의 식사 자리를 잊지 못한다.

김 국장은 “당시 선생님은 단양군청에서 공직생활을 마감한 제자를 위해 밥 한 끼 먹이고 싶다며 직접 새벽에 청주 육거리 시장에 가서 장을 봐오셨다”며 “공직에서 은퇴하는 제자를 위해 찌개를 끓이고 일일이 그릇에 담아주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털어놨다.



# 박재환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꽁꽁 언 손 난로 가로 데려가 녹여주던 선생님”

박재환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은 유년 시절 증평 좌구산 자락에서 살았다. 20리 길을 걸어서 청안초등학교를 다녔던 박 원장에게 학교 가는 길은 너무 멀고 험했다. 그래도 학교 가는 길이 고되지 않았던 이유는 청안초 남규희 교감 선생님 덕이다.

박 원장의 기억에 남규희 교감선생님은 늘 따뜻했다. 추운 겨울 눈밭을 헤매며 먼 거리를 걸어왔을 제자들을 위해 선생님은 교무실에 있는 난로 가로 데리고 가 꽁꽁 언 손을 녹여주었다. 깡촌에 산다고 친구들이 놀리는 날이면 “기죽지 마라, 좌구산 자락엔 비행기 길이 있지 않느냐”며 다독여 주셨다.

박 원장은 “좌구산 자락에 산다고 깡촌에 산다고 친구들이 놀려 기죽는 날이 많았는데 선생님은 기죽으면 안 된다고 토닥여주셨다”며 “퇴직이 가까워지다 보니 선생님이 겨울날 난로 가로 데리고 가 손을 녹여주고 잡아주셨던 따뜻했던 기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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