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
  • 임선영 청주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20.05.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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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임선영 청주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임선영 청주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집에서 한 발짝 내딛고 나오는 것이 힘든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생존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때, 한 걸음 내딛기가 어려워 조용히 저물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복지는 전자를 위해서도 있지만 후자를 위해서도 있어야 한다. 저물어가는 이들을 위해 기꺼이 안으로 굳게 닫혀 있는, 누구도 방문하지 않았던 문을 두드려야 한다.

나는 지난 1월 13일 자로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주민복지팀으로 지원근무를 나왔다. 말로만 듣던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찾아가는'이라는 수식어를 봐도 알 수 있듯, 이 사업은 앞서 설명했던 문을 두드리는 복지를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복지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해 복지 혜택에서 물러나 있던 이들을 찾아가고, 그들이 놓치고 있던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기존에 보건소에서 실시하던 방문간호와 읍·면·동의 사례관리 간의 거리를 좁힘으로써, 보건과 복지의 다각적이면서도 융화되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대상자가 복합적인 서비스를 향유하도록 돕는다.

구체적으로 나는 행복e음 사회보장 정보시스템에 올라오는 복지 사각지대 리스트를 확인하고, 초기 전화 상담을 통해 보건 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를 찾는다. 건강욕구가 확인된 대상자를 사례관리 담당 공무원이 확인하고 함께 가정 방문해 총체적으로 필요한 사항들을 확인한다. 물론 이 과정은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즉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고 있거나 기존 사례관리 대상자였던 이가 건강 문제와 욕구를 가지고 있다면 사례관리 담당 공무원이 내게 의뢰할 수 있다. 이렇게 확인된 사항에 따라 대상자는 기초생활 수급자를 신청할 수도 있고, 차상위 계층 양곡할인을 신청할 수도 있다. 또한 건강 상담을 통해 치매나 우울증 등이 의심되면 초기 검사를 시행하고, 문제가 발견될 시 전문 기관에 연계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공무원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충분할까. 공무원들이 전산과 전화상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확인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고, 궁극적으로 이 사업이 꽃피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주민자치다.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의뢰와 참여,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네트워크는 `진짜'복지 사각지대를 찾도록 도울 수 있는데 이러한 형태가 결국은 가장 모범적인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보건과 복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에 있다. 그에 비해 지금까지 서로 다소간의 거리가 있지 않았나 싶다. 그 거리를 좁히는 시작이 바로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라고 한다면 너무 거창한 해석일까. 비록 석 달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일했지만, 나는 이것이 충분히 가능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엔 백지상태로 시작한 이 사업이 지난해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려져 뼈대가 만들어진 것을 보라! 지금 만들어진 뼈대가 언젠가는 보건과 복지를 아우르는 큰 그림으로 완성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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