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철벽 방역공조 … 2차 확산 막았다
청주시 철벽 방역공조 … 2차 확산 막았다
  • 오영근 기자
  • 승인 2020.05.11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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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대중교통과, 확진자 이동경로 파악
4개 시내버스 회사 방문 CCTV 확인
흥덕보건소, 마스크 미착용 승객 8명
밀접접촉자로 분류 후 신원 파악 주력
주말 불구 접촉자 35명 찾아 자가격리
첨부용.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2020.05.07. /뉴시스
첨부용.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2020.05.07. /뉴시스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 감염확산에 맞선 청주시의 발 빠른 방역체계가 단연 돋보이고 있다.

도내 이태원 클럽 방문자는 청주에 거주하는 22살 임모씨(청주시-14번 확진자) 한 명이다. 그와 밀접 접촉한 사람은 35명이다. 이 중 34명은 음성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1명은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 8일 불거진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의 2차 확산이 적어도 청주에서는 조기 차단된 셈이다.

여기에는 청주시 대중교통과와 흥덕보건소의 `눈부신 방역공조'가 한몫을 했다.

청주 흥덕보건소가 이태원 클럽 방문자 임씨의 감염 확진을 확인한 것은 지난 8일 오전 11시 30분.

흥덕보건소는 즉각 임씨의 진술을 토대로 청주시 대중교통과에 이동경로 파악을 요청했다. 가장 급한 것은 임씨의 대중교통 이용 여부였다. 역학조사 기간인 6일과 7일, 임씨는 자신의 집에서 직장인 현대백화점까지 4㎞를 택시로 출근하고 시내버스로 퇴근했다. 대중교통과 신승철 과장 외 7명은 임씨의 출퇴근 시간대 택시와 시내버스 확인에 착수했다. 신용카드로 요금을 결제한 택시를 확인하는 작업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불특정 다수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였다. 임씨 집에서 현대백화점을 운행하는 버스노선은 모두 11개, 이중 임씨가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가 9대로 좁혀졌다. 이때가 8일 자정 무렵, 버스회사는 모두 문을 닫은 시간이었다. 조급한 마음으로 밤을 지샌 신 과장팀은 결국 첫차 출발준비를 하는 새벽 3시가 돼서야 4개 회사를 방문해 9대 버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모래 속 사금을 찾듯 CCTV를 뒤진 끝에 2대의 버스에서 임씨가 녹화된 CCTV를 확보해 흥덕보건소로 넘겼다.

흥덕보건소는 CCTV 속 임씨 주변 2m 이내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 8명을 밀접접촉자로 분류해 신원파악에 착수했다. 유일한 방법은 버스요금 교통카드와 신용카드 추적을 통한 신분확인이었다. 하지만 이날이 토요일인 탓에 카드사의 공식협조가 불가능했다. 막막한 순간, 코로나 사태 후 이런 업무를 전담해온 최시경 건강증진팀장이 꾀를 냈다.

자신의 신용카드를 분실신고한 뒤 상담원과 통화를 시도한 것이다. 꾀는 적중했다. “카드 소지자의 개인정보와 관련돼 있다 보니 상담원들이 모두 난감해 했습니다.”최 팀장은 코로나 방역의 절실함을 거듭 호소했고 결국 카드사의 협조로 8명 접촉자 모두와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흥덕보건소는 임씨와 접촉한 백화점 직원 13명 외에 손님 13명의 신분도 이런 방법으로 모두 알아냈고 감염검사를 거쳐 모두 자가격리 조치했다. 대중교통과와 흥덕보건소의 3일에 걸친 밤샘 방역공조가 이뤄낸 결과였다.

조경헌 흥덕보건소장은 “확진자가 백화점에 근무하고 시내버스를 이용했음에도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착용 등 코로나 생활수칙을 준수해 제2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공을 돌렸다.

/오영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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