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원내대표에게 바란다
양당 원내대표에게 바란다
  • 권혁두 기자
  • 승인 2020.05.1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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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권혁두 국장
권혁두 국장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지난 주·각각 새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난국에 빠져있다.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서는 세계적 모범국가로 인정받으며 국격을 높였으나 닥쳐올 경제적 파고를 놓고는 걱정이 태산이다. 국정의 중심 축인 국회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기인 만큼 국회를 분점한 두 정당 신임 원내대표들의 책임 역시 막중할 수밖에 없다.

여야 원내대표의 급선무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초래한 경제위기 돌파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세계경제와 시장은 지금 코로나 충격으로 붕괴되기 직전이다. 그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IMF 국난 때와 마찬가지로 그 피해는 울타리가 취약한 서민들에 집중될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 극복을 위한 추경안 처리와 이제 시작된 한국형 뉴딜의 추동이 그들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다.

정쟁을 자제하고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 국회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두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시급한 과제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거대 여당과 상생하고 협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현실 의석수를 인정하고 국정 혁파에 과감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대립과 반목으로 일관한 황교안 리더십의 처참한 말로를 곁에서 목도한 그가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은 당연하다.

의석 60%를 차지한 민주당은 개헌 말고는 못할 일이 없을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누리게 됐다. 서운하겠지만 통합당은 일단 국정운영의 키를 여당에 맡긴 유권자의 결정을 존중하기 바란다. 국민이 민주당에 부여한 주도권을 인정하는 선에서 당략을 마련해야 한다. 여당의 들러리를 서라는 것이 아니다. 반대를 하되, 더 나은 대안이 있을 때만 하라는 얘기다. “현실을 인정하고 과감히 협조하겠다”는 주 원내대표의 말은 서로 물고뜯는 악다구니 정치에 넌더리가 난 많은 국민의 공감을 얻었다.

대여 투쟁에 들일 에너지는 당의 쇄신으로 돌려야 한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에서 겨우 8석을 건졌으며 그 가운데 7석을 강남·서초·송파구에서 얻었다. 영남을 제외하고 강세를 누린 곳은 서울의 부촌 뿐이다. 유권자들이 규정한 통합당의 정체성은 이토록 옹색했다. 해체가 옳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아직 당에서 사라질 정당이 될 수도 있다는 절박감이 감지되지 않는다. 주 원내대표에게 화급한 과제는 강력한 메시지로 당의 불감증을 깨우는 일이다.

민주당의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의 어깨도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우선 슈퍼정당을 만들어 준 국민의 심중을 재차 살피기 바란다. 대립과 갈등으로 날을 새는 무능한 정치를 그만 종식하고 생산적인 국회를 만드는 데 민주당이 앞장서라는 준엄한 명령을 하달 받은 것이다.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힘을 키워 국회 주도권을 맡긴 것은 향후 국회 운영에 대해서는 민주당에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에 다름 아니다. 야당이 발목을 잡느니 어쩌니 하는 변명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통첩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권은 이제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 총선에서의 압도적 지지를 언제까지 기다려 주겠다는 관용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민주당이 정책을 옹호하고 방어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김 원내대표는 “당·정·청간 소통과 토론을 활성화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에 할 말은 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럴러면 당이 정책의 결함을 보완하고 지혜를 보탤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 한다. 야당을 포용하는 도량과 함께 김 원내대표가 수행해야 할 과제다.

양당 신임 원내대표는 모두 유연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하며 협치까지 강조했기에 국민의 기대감이 크다. 두 사람이 악수하는 모습부터 자주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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