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일상의 행복을 지키자
다시 찾은 일상의 행복을 지키자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5.05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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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
하성진 부장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올해로 어린이날이 98회째를 맞았다. 이번 어린이날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맞은 까닭에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청주시 등 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행사는 물론 사기업과 단체에서도 일찌감치 어린이날 잔치를 취소했다.

그렇다고 집에만 머물 수 없는 노릇이다. 부모들은 아이들 손을 잡고 가까운 야외를 찾았고, 대형마트와 서점 등에서도 꼬마들로 붐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데다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을 하루 앞둔 터라 고심 끝에 외출을 결정했을 테다.

때마침 이날 오후 들어 청주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이 비는 외출을 준비한 가족의 발을 묶어놨고, 귀가를 서두르게 했다.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는 날에 맞춰 내린 비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깨끗이 씻어주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 한결같았을 테다.

길고 길었던 어둠의 터널을 뚫고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6일부터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한다.

이에 따라 모임이나 외출, 행사 등이 방역수칙 준수 하에서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초·중·고교 등교수업도 순차적으로 재개된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무엇보다 등교수업이다.

학교라는 새로운 세계로의 입문을 앞두고 잔뜩 기대했던 8살 난 아이들은 여태껏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입학 전 사둔 책가방은 한번 매보지 못한 채 방 한쪽에 박아둔 지 벌써 두 달이 넘었다.

입시지옥을 뚫고 나온 어엿한 새내기 대학생들도 캠퍼스에서의 낭만 대신 `집콕'에 따른 무료함에 빠졌다.

땀 흘리며, 콧노래 부르며, 일에 몰두해야 할 자영업자들은 당장 먹고사는 게 코로나19 감염보다도 더욱 무서운 문제가 돼버렸다.

혹독하게 모진 코로나19는 그렇게 두 달 넘도록 대한민국을 집어삼키고 충북을 엄습했다.

누구나 어디서든 마음껏 누려야 하고, 또 당연히 누릴 수 있는 3~4월의 봄을 통째로 삼켜버렸다.

모두가 잔인한 계절을 보내면서 이제는 코로나19 국면이 한풀 꺾였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명 늘어 31번째 환자가 발생한 2월 18일 이후 77일 만에 가장 적었다.

신규 환자는 모두 해외 입국자로 이틀 연속 지역사회 내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루 평균 100여명에 달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3월 22일 시작돼 5일 마무리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거쳐 한 달 반 만에 10분의 1인 10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황금연휴 동안 발생하는 환자 추이를 살펴 감염병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위기'로 하향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고 한다.

이제는 국민 개개인과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돼야 한다.

시키지 않아도 다섯 살배기가 스스로 마스크를 찾아 쓰는 등 개인 방역은 일상화가 됐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코로나19는 언제든, 어디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 더 큰 재앙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자발적이고 엄격한 방역 실천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개인위생을 기본으로 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적확한 해답'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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