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은 끝났다
‘허니문’은 끝났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4.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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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
하성진 부장

 

지방자치단체장이 맡아왔던 지역체육회장 자리가 민선 체제로 바뀐 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 1월 16일 지자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안 취지는 정치와 체육의 분리다. 체육의 탈정치화를 이루겠다는 얘기다.

관선 형태의 체육회장 자리를 민간에 이양하는 선거가 전국적으로 시행됐고, 도내 12개 체육회도 일제히 민선 회장을 뽑았다.

후보자 간 합의 추대가 이뤄지면서 도와 옥천군을 제외한 시·군 민선체육회장 대부분이 무투표 당선으로 선출됐다.

선거를 앞두고 지역별로 다수의 인물이 거론됐지만, 후보 난립에 따른 체육계 분열 우려와 출연금 논란 등이 더해지면서 후보 단일화로 교통정리가 됐다.

맏형격인 도체육회장 자리는 윤현우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장이 63.95%의 득표율로 36.05%를 얻은 김선필 전 도체육회 사무처장을 이기고 거머쥐었다.

1월 16일 임기가 시작된 민선 회장들은 지난 23일로 취임 100일이 됐다. 통상적으로 단체장 취임 이후 100일은 `허니문' 기간으로 통한다. 임기 내 실행할 정책들의 밑그림이 이 기간에 완성된다.

체육회들은 재정 건전화를 위한 수익사업 발굴 등 갖가지 공약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 등이 담긴 민선 회장들의 청사진을 내놓게 된다.

지역 체육인들은 시군 체육회의 `길라잡이'가 될 도체육회의 로드맵에 주목하고 있다.

윤현우 회장은 임기 3년 동안 △재정 안정화와 공공체육시설 확충 △생활체육 프로그램 확대 보급 △체육활동 생활화 환경 조성 △회원 종목단체 지원 △체육인 일자리 창출 등을 이끌어 나간다고 밝힌 바 있다.

윤 회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충북체육의 홀로서기였다.

그는 “충북 체육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자립 기반을 구축하고 생활체육 활성화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윤 회장이 내세운 공약 위주의 정책 개발이 마무리 단계라고 한다.

도체육회가 내놓을 청사진은 뜬구름 잡기 식이어서는 안된다. 현실적, 구체적은 물론 실현 가능성까지 녹아있어야 한다.

민선 회장의 리더십을 견고히 하기 위해선 조직 관리 등의 소프트웨어 측면도 신경 써야 한다. 집안도 살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무처·사무국의 조직진단은 필수다.

전국 17개 시도체육회 가운데 충북의 사무처 정원(24명)은 세종(16명) 다음으로 가장 적다. 세종의 인구수 등을 고려한다면 사실 충북의 정원이 전국에서 꼴찌인 셈이다.

윤 회장이 사무처 조직 진단을 통해 현실을 꿰뚫고 인력 증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하는 `명분 있는 이유'다.

조직·직제도 손봐야 한다. 통합체육회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엘리트 위주의 편협된 정책추진을 해소하기 위해선 1처장-1차장 체제의 수직 구도보다는 수평적 조직이 돼야 한다.

하지만 사무처 신규 채용 및 직원 승진 등 인사와 관련해 돈줄을 쥔 충북도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모순적인 구도가 문제다. 결국 체육회의 재정적 자립으로 귀결된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재정적 자립이 이뤄져야만 충북 체육의 정치적 독립도 가능하다.

완벽한 홀로서기가 되지 않는 이상 체육회는 지자체에 종속된 하나의 기구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민선 회장들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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