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음주운전의 단상
코로나19와 음주운전의 단상
  • 송영석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부장
  • 승인 2020.04.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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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송영석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부장
송영석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부장

 

2020년은 코로나19로 시작해 어쩌면 코로나19로 끝맺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이 단지 나 혼자만의 기우이기를 빌면서 빨리 백신이 나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사상 세 번째인 펜데믹에서 헤쳐 나오길 바라본다.

코로나19가 바꿔버린 일상 중 가장 이슈를 꼽는다면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대란과 함께 텅 빈 학교와 식당 그리고 아무도 찾지 않는 국제공항 면세점 등 100여 가지는 누구나 쉽게 정답이라 외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정말 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가 SF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암흑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매개체가 되리라고는 생각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거라 예측되는 가운데, 또 하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이 현재 진행 중인 음주운전은 교통으로 먹고사는 나로서는 참담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2020년 이 봄에 뉴스포털에 너무 자주 등장하는 음주운전은 서글픈 이 시대의 자화상 같아 참을 수 없는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코로나로 이젠 음주단속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가짜뉴스가 몇몇 악성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고 정말 음주운전의 천국인양 너무 자연스럽게 음주단속이 없으니 한잔쯤이야 하는 몰염치한 군상들의 등장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성인의 말씀에 반기를 들고 싶을 따름이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4,101건으로 전년 3296건 보다 무려 24.4% 증가했고 사망자도 74명에서 5명 증가한 79명으로 나타나 사계절 중 특히 음주운전이 많은 봄철에 악재를 더한 결과로 여겨진다.

공기 중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코라나19의 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는 울며 겨자 먹기 식의 비대면 접촉방식의 음주단속 방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를 비웃듯 코로나19는 음주운전도 프리패스라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해 벌금을 올리고 자기부담금을 인상하고 교통범죄 양형 기준을 상향해도, 아직 음주운전이 만연한 우리 사회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한때 우리나라는 술에 관대했다. 술 한 잔 먹고 실수할 수도 있지, 취중진담 등 기마민족의 후예답게 정말 술을 긍정적 매개체로 여겨 왔던 지난 시대는 이제 잊어야 한다. 음주운전을 용서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뺑소니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가 아니라면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았다면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음주운전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순간의 잘못된 판단 하나로 고귀한 생명을 길바닥에 버리는 뺑소니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많아진다고 하니 이 조합의 연결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내일을 기약하게 될 것으로 사료된다.

사실 충북지방경찰청은 2013년부터 6년간 40여건의 뺑소니 사망사고 운전자 100% 검거율을 보여 이 어둡고 한적한 곳에서 내가 도망가도 아무도 모르겠지라는 헛된 일말의 기대를 원천 봉쇄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정말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때 당신이 무심코 잡은 흔들리는 운전대가 내 아이에게 내 가족도 위해를 가한다면 결코 우리는 당신의 음주운전을 용서치 않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음주운전을 방조한다는 가짜 뉴스는 일장춘몽도 아닌 언젠가 나에게 되돌아올 현실임을 기억해야 할지도 모를 것이다.

그냥 사람답게 사람처럼 사람으로 살아가는 우리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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