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충북에서 발생한 `파출소 내 수렵용 엽총 도난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재발방지책 마련(본보 3월 13·16·17·19일자 3면 보도)에 나선다.

경찰은 총기 관리부터 입·출고 체계, 보안시설, 관리 인력에 이르기까지 다각도로 살펴 `허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23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수렵용 총기 도난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 대책 수립을 위해 본청과 협의 과정에 있다.

검토 대상에 오른 분실 방지 대책 중 하나는 수렵용 총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부착 의무화다.

GPS 부착은 영동서 총기 도난 사건 사례처럼 타인 총기를 출고해 보관한다거나 엽사가 수렵 장소를 이탈하는 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이 유력하다.

일부 수렵인이 `GPS 부착=인권침해'라는 논리를 내세워 반발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허가관청이 정하는 위치 정보수집 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어 도입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검토를 거쳐 늦어도 올해 안에는 GPS 부착 의무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총기 입·출고 과정엔 `전자인식 체계' 도입이 예상된다. 현행 수렵용 총기 입·출고 절차는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하고 있다.

경찰관이 신분·음주여부 확인부터 수렵안전관리 수첩기록, 총포화약시스템 입·출고 사항 입력, 무기고 총기 반출·입고까지 떠맡는 형편이다.

단적인 예로 도내 순환수렵장 운영기간(2019년 11월 28일~올해 2월 29일), 영동경찰서에 입고된 총기 수는 900여정에 이른다.

도난 사건이 발생한 황간파출소에서만 하루 평균 84정에 달하는 총기가 드나들었다. 통상 총기 1정당 출고 시간은 최소 3분이다. 이로 미뤄볼 때 84정을 내보내는 데에는 252분(4.2시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렵용 총기 관리는 대게 경찰관 1~2명이 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찰은 총기 입·출고 절차 중 총포화약시스템 입·출고 사항 입력 과정에 전자인식 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테면 바코드나 RFID(무선인식), QR코드를 활용, 입·출고 사항을 자동으로 입력하는 방식이다.

전자인식 체계가 효율성과 정확성이 높다고 판단한 경찰은 도입을 위해 시스템 개발·예산 문제 등을 살펴보고 있다.

총기 관리 경력 운용 부분에서도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최소 경력으로 신고출동·민원처리·총기출납 업무를 병행하는 비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수렵기간 시·군별 수요에 맞춰 탄력적인 인력 운용 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 밖에 경찰은 자치단체와 협의, 무기고 폐쇄회로(CC)TV 설치 확대 등 보안시설을 강화할 방침이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총기 도난 재발 방지를 위해 전방위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 일선 현장에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동경찰서는 수렵용 총기를 훔친 혐의(절도)로 A씨(40)를 불구속 입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경북 구미시 공무직(옛 무기계약직) 직원인 A씨는 지난 2월 16일 오전 8시 30분쯤 황간파출소에서 총기 출고 신청을 한 뒤 타인 엽총 1정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 범행은 같은 달 22일 엽총 주인이 총기 출고 신청을 하면서 드러났다.

A씨는 지난해 11월 28일 황간파출소에 본인 명의 엽총 2정에 대해 입고 신청을 한 뒤 1정만 무기고에 넣고 나머지 1정을 차량에 보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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